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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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폐막했다. 오후 3시 시진핑 주석을 위시한 간부들이2896명 대표들의 박수를 받으며 주석단에 입장을 시작으로 10개의 대표적 의안들을 일사천리 통과시켰다. 폐막 후 진행된 리커치앙 총리의 기자회견은 생중계로 중국의 관영 CCTV와 인터넷 국제방송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견으로 진행됐다.

대형 화면에 등장한 리 총리는 시종일관 진지했고 준비된 원고를 보면서 간혹 얼굴을 들고 자신 있게 제스처도 취하면서 발표했다. 사회자가 지명하는 기자가 직접 질문하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중·미관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중·미 양국은 공동이익이 있다. 다방면에서 협조적 대화를 희망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선진국이고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게 발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라는 것이다. 협조 못 할 이유가 있는가? 라고 의문을 던지고 있다. 미국만 잘하면 중국은 미국과 일체의 갈등 없이 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중국 측 희망을 강력하게 표현한 것이다. 중국은 내수확대와 혁신기술 개발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원지 국가가 역설적으로 가장 고 성장하니 이런 불공평이 어디 있는가. 중국만 작년 플러스 성장을 했다. 올해는 6∼8%까지 경제 성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회견장에서 일본 기자가 질문 한다. 국제사회는 8% 이상도 성장 가능하다고 한다. 왜 6% 이상이라고 말씀하시냐고 총리에게 질문하니, “중국은 안정적 성장이 이제는 중요하지 고속성장이 중요하지 않다”라고 대답한다.

어떻게 보면 국제적 시기와 질투를 내심 누리면서 중국의 성장 잠재성과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1월과 2월에 하부 전인대회인 31개 성 자치구에서 사전에 열린 토의내용을 볼 때, 충분히 안건내용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앞날도 그들의 예상대로 가지만은 않을 것이다.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과 새로운 협조 관계가 전제 돼야만 하고, 내부적으로 직면한 근본적 문제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원하는 내수확대는 소비확대와 취업들이 선순환을 이루어야 한다.

대학생들만 매년 900만명이 졸업하고, 1100만명이 취업을 새롭게 해야 한다. 60세 이상이 2억 7천만명이다. 65세 이상 인구는 1억 6천만명이다. 대략 전 인구의 10% 이상이 고령인구이다. 잘살기도 전에 초고령화사회로 들어가고 있다. 한때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해 젊은 소비층도 줄고 있다. 노동력은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등 집값은 계속 오르니 소비는 줄어든다. 빈부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혁신 기술이야 기초과학이 괜찮으니 두고 볼 일이지만, 한국도 직면하듯이 중국이 자랑하는 내수확대를 통한 소비촉진의 경제발전은 길게 보면 더 어렵게 될 전망이다. 거기에 중국만 가지고 있는 체제의 경직성이 최대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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