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왓챠, 티빙 등 OTT 3사가 2일 ‘한국OTT협의회’ 출범하고 규제·제도 개선에 한목소리를 낸다. (제공: 한국OTT협의회)
웨이브, 왓챠, 티빙 등 OTT 3사가 2일 ‘한국OTT협의회’ 출범하고 규제·제도 개선에 한목소리를 낸다. (제공: 한국OTT협의회)

음저협-OTT음대협 분쟁

문체부가 바통 이어받아

업계 전반에 번지는 소송

“구독료 인상 논의 불가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시작한 음악 저작권료 갈등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의 분쟁으로 넘어간 가운데 OTT 업계가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여기에 KT와 LG유플러스도 합세하는 등 소송전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음저협과 OTT 업계는 음악 저작권료 조율 협상을 진행했으나 제대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음저협이 롯데컬처웍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형사고소를 제출하는 등 소송 압박을 벌이자 OTT 업계는 문체부에 중재를 요청했다. 하지만 당초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문체부는 음저협이 요구하던 요율에 가까운 수준의 요율을 책정해 발표했다.

업계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로 내린 결정이라며 반박했고 지난달 5일 문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이에 OTT 시즌(Seezn)과 U+모바일tv를 운영 중인 KT와 LG유플러스도 소송전에 이달 10일 동참했다. 이들도 문체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목적은 문체부가 지난해 12월 승인한 음저협의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의 승인 취소다. 이들은 개정안이 OTT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다른 사업자에 비해 OTT에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정안 승인 과정에서 적법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음저협의 주장인 매출의 2.5% 징수의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설한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앞서 문체부는 사실상 OTT를 규제하는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을 신설해 OTT가 서비스하는 일반 예능, 드라마 등에 적용되는 음악 저작권 요율을 1.5%로 정했다. 2026년까지 연차계수를 통해 점진적으로 올라가 최종 요율은 1.9995%가 된다. OTT 측은 지상파 방송사(0.8148%), 종합유선방송사업자(0.27%), 위성방송(0.45%), IPTV(0.564%) 등 유사 사업자에 적용되는 요율에 비교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며 반발해 왔다. 동일한 서비스를 하는데 OTT에만 특정한 요율을 책정한다는 것을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가 먼저 소송을 시작한 웨이브, 왓챠, 티빙이 소속된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와 직접적으로 함께하지는 않는다. OTT음대협은 지난달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규제·제도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달 초 ‘한국OTT협의회’를 발족했다.

또한 현재 이 개정안과 관련해 OTT 업계만 볼멘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OTT 산업을 지원하는 입장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개정안이 비합리적이라고 보고 문체부와 논의하고 있다. 최기영 장관은 “(개정안에) 비합리적인 부분이 보여 (문체부와) 개선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소송 기간이 짧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요율 인상이 적용되면 이용자 요금 인상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OTT음대협이 행정소송과 관련해 지난달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노동환 웨이브 부장은 “수익성을 담보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구독료 인상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 기자간담회에서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이 최근 소송으로까지 번진 음악저작권요율을 둘러싼 문화체육관광부와 OTT 간 갈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 OTT음대협) ⓒ천지일보 2021.2.17
1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 기자간담회에서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이 최근 소송으로까지 번진 음악저작권요율을 둘러싼 문화체육관광부와 OTT 간 갈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 OTT음대협) ⓒ천지일보 20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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