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10일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10일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역대 일반 청약증거금 경신

균등 배정 도입에 소액도 참여

외국인 주식팔고 채권투자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외국인이 채권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하는 가운데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첫 대어(大漁)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일반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대 증거금을 경신했다. 지난해 하반기 열풍이 분 공모주 열기가 올해도 이어진 것인데, 이를 통해 증시 훈풍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월 7일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한 이후 3200까지 치솟았으나 3000선이 허물어지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3000선 돌파 후 처음으로 2990대(2994.98)로 내려앉았으나 이내 3000대에 복귀했던 코스피는 이달 5일까지 3000대를 유지하다가 5거래일째 하락하면서 2950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을 팔고 채권투자로 몰린 것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주식 3조 2430억원을 순매도했다. 대신 상장채권에 8조 9880억원을 순매수했다. 주식은 3개월 연속 순매도를 했고, 채권은 올해부터 두 달 연속 순투자를 이어갔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해 불안심리가 확대되면서 외국인 투자를 축소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초 최고가인 9만 1000원까지 상승했던 대장주 삼성전자는 어느새 8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재미를 못 보던 개인 투자자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등장에 반기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균등 배정 방식의 공모주 청약제도가 도입되면서 소액 투자자들까지 청약에 대거 나서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카카오게임즈가 세운 증거금(58조 5542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60조원을 넘어 63조 6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는 인기 공모주에 청약해 1주라도 받으려면 증거금으로 최소 수천만원을 내야 했다. 이 때문에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카카오게임즈나 빅히트의 경우 증거금 1억원을 넣고도 2~5주밖에 배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최소 청약 증거금 이상만 납입하면 배정 물량의 50% 내에서 동등하게 배정 기회가 주어져 적은 돈으로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뉴시스] 삼성증권이 1일 서울 마포지점에서 카카오게임즈 일반청약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삼성증권이 지난해 9월 1일 서울 마포지점에서 카카오게임즈 일반청약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체 청약 물량 가운데 25%(573만 7500주)가 일반 배정 물량인데, 그중 절반인 256만 5750주가 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청약자들에게 똑같이 나눠진다. 나머지 절반은 기존처럼 증거금 규모에 따라 배정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18일 상장하는 가운데 ‘따상(신규 상장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기록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SK바이오팜은 첫날 공모가(4만 9천원)의 2배인 9만 8천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했고, 3거래일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며 21만 4500원까지 상승한 후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2만 4000원에서 출발해 첫날 ‘따상’을 기록하면서 2거래일까지 상한가 8만 1000원을 찍고는 2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5만 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빅히트는 공모가 13만 5천원에서 35만 1천원으로 따상을 잠깐 기록한 후 이내 상한가가 풀려 시초가인 27만원보다 더 떨어진 25만 8000원으로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후 계속 하락해 14만원대까지 떨어져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올해 IPO 대어 중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첫 스타트를 끊는 가운데 나머지 대어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리막 전문 자회사인 SK IET, LG화학 배터리 사업 부분이 자회사로 지난해 신설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 배틀그라운드 개발 전문 게임 업체 크래프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이 IPO를 준비 중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채권이자율과 주가는 반대로 가게 되는데, 이는 미국이 경기가 정상화돼가는 과정으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면 된다. 어느 나라 주식이든 30%의 일시적인 조정은 받는다. 따라서 잠시 조정을 받는 것이니 삼성전자 등의 우량주는 손절매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 청약은 정부가 균등 배정으로 바꾸면서 주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적극 권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가 6만 5000원인데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는 금액이 20만원 정도다.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하면 16만 9000원까지 기록하게 되는데 1주당 10만원의 차익이 생긴다. 첫날 따상이 되는지 잘 보고 둘째날 정도에 파는 게 적당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경제 투자 주식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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