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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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요건으로 건강한 몸, 함께하는 배우자, 하고픈 일들, 여유로운 자금, 그리고 남은 삶을 동반할 친구 등이 제안되고 있다. 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교과서적인 내용이지만 일상에서 마음에 간직하며 지켜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새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2월 3일)을 지나보내고 맞이한 설 연휴에 코로나19 거리두기 핵가족 ‘집콕’으로 지내는 동안, 코로나 사태로 생겨나는 외로운 마음과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라는 상념으로 행복한 삶의 지혜를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봤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속담에서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 우선이다. 동양 사상에서는 사람의 감정을 일컫는 칠정(七情;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심)이 지나치면 오장(五臟)과 육부(六腑)에 나쁜 영향을 미쳐 질병이 생겨날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요가 경전인 ‘우파니샤드’에서는 몸을 영혼이 머무르는 집에 비유해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듯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수련을 강조하고 있다.

생활 여건의 개선과 의학의 발달로 ‘100세 장수시대’가 열리며 행복한 삶을 위한 노후 대비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나이가 들며 누구나 몸이 젊은 시절 같지 않아지지만, 더 힘든 것은 나를 찾아주는 사람과 얘기할 사람이 줄어들어 느껴지는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심해지면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평생을 함께 할 가족과 마음 맞는 친구에게 배려하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진정한 인생의 동반자로 지내는 것이 중요한 삶의 지혜이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로 각각 다르게 열리는 현재진행형 삶의 여정에서 지금 맞이하고 있는 일을 즐기며, 그 일에 열정을 다하는 것도 현명한 삶의 지혜이다. 매일 즐거운 일을 하나 이상 만들면 하루가 즐겁고, 이런 즐거움이 이어지면 평생이 즐거워질 수 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매일매일 실천해야 할 것은 바로 웃음이다. 오늘부터라도 하루에 10번 이상 신나게 웃어보면 어떨까.

삶의 여정에서 우리를 삶 속으로 밀어 넣었다가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시간이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다가와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잊어버려야 할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 추억에 매달리지 않고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며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삶의 지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보다 내가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날 수도 있지만, 나보다 앞서 세상을 떠나간 친구들 생각으로 삶이 매우 외롭고 낯설게 느껴지며 때로는 자살하려는 마음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친구들과 더 다정하게 지내려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습관이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를 아름답고 행복한 삶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태도와 습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어떤 습관을 길들여 어떤 태도로 지낼 것인가 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 삶을 위한 중요한 지혜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신체 활동이 게을러지면 근육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기력이 떨어지면서 더욱 움직이기 싫은 마음이 생겨날 수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자신에게 맞는 운동 습관을 길들여 건강한 근육을 유지하는 기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움직이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을 떠올리며, 편하게 쉬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많이 움직이는 습관을 길들여보자. 매일 규칙적으로 많이 걷는 것도 건강 유지를 위한 좋은 습관이다.

비교하는 순간 마음은 불행해지기 마련이다. 주변 사람과 자신의 생활을 비교하지 말고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들에 대응해보자. 일이 잘 풀려나가는 좋은 시간이나 일들이 꼬이며 어려움을 겪는 힘든 시간도 결국은 지나간다.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범사에 감사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도 아름다운 삶의 지혜이다.

흐르는 물을 되돌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도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아름다운 삶을 위한 생활수칙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그 지침을 정해놓고 실행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일상에서 외롭다는 마음과 불안감을 떨쳐내고 소소한 즐거움에도 웃음 지으며 지내는 작은 실천들이 행복을 맞이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집콕’ 시간에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삶의 지혜를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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