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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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지배 76년 사상 최초로 제1차 시, 군당책임비서 강습회가 3월 3일 조선로동당 총비서 김정은의 개강사와 함께 시작돼 장장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장소도 다른 곳이 아닌 당중앙위원회 본부 회의실에서 진행돼 그 비중을 엿보게 하고 있다. 북한은 이 강습회에 대해 “우리 당역사에서 처음으로 되는 시, 군당책임비서강습회는 당의 시, 군 중시사상, 시, 군 강화로선관철의 직접적 담당자인 시, 군당조직들의 기능과 역할을 비상히 높여 전당의 전투력을 다지고 지방경제와 인민생활을 발전 향상시키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밝히고 있다.

강습회에는 전국의 시, 군당책임비서들과 도당책임비서들, 도당위원회 간부들, 또한 당중앙위원회 비서들과 해당 부서 부장, 제1부부장들 그리고 지방당사업과 연관된 이들이 참가했다.

김정은은 개강사에서 사회주의건설의 전 전선을 새로운 발전 단계로 이행시키며 전국의 균형적 동시발전을 촉진하는데서 시, 군당 사업을 혁신하는 것이 가지는 의의를 특별히 중시하고 당 제8차대회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 사상이 지시된 이후 제일 먼저 시, 군당책임비서들을 위한 강습회를 조직한데 대해 언급했다. 김정은은 당정책의 말단지도단위, 집행단위이고 농촌경리와 지방경제를 지도하는 지역적 거점이며 나라의 전반적 발전을 떠받드는 강력한 보루인 시, 군의 중요성과 시, 군당위원회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지적했다.

계속해 김정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사회주의건설은 시, 군의 강화발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강력한 견인력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면서 시, 군당조직들이 자기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나가는데서 당중앙의 파견원인 시, 군당책임비서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은 시, 군당책임비서들은 사회주의건설의 지역적 거점들을 맡고 있는 당의 핵심이며 인민들과 제일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들을 돌보는 무거운 책임을 걸머진 야전정치일군들이라고 하면서 시, 군당책임비서들이 혁명적인 정치의식을 가지고 사업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당대회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고 사회주의가 급속히 전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당 제8차대회가 전국의 시, 군들을 자립적으로, 다각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방향들을 밝혀준 것만큼 이제는 모든 것이 책임비서들의 분발력과 역할에 달려있다고 하면서 당중앙은 현 상황에서 시, 군당책임비서들의 실무수준을 높이고 사업작풍을 개선하는 것으로부터 시, 군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로 결심하고 이번 강습회를 품들여 특별히 준비했다고 했다.

북한에서 시, 군당 책임비서는 한국으로 치면 시장, 군수들이다. 시, 군의 모든 권한을 책임진 수장들인데 사실은 시, 군 인민위원회 위원장이란 자리가 있어 이는 행정적으로 중복되는 직책이다. 과거 1972년 사회주의 헌법 등장 이전까지 시, 군의 수장은 해당 인민위원장으로 그는 시, 군 발전의 톱 리더였다. 당 책임비서는 정책적인 역할만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북한의 행정과 경제는 비교적 제대로 굴러갔었다. 그런데 사회주의 헌법이 나오고 김정일 세습체제가 등장한 1972년 이후 이와 같은 지배체제는 여지없는 혼란에 빠지더니 드디어 북한 경제의 몰락으로 나타났다.

이제 김정은이 다시 시, 군을 중심으로 경제를 복원하겠다는 뜻은 가상하나 일장춘몽일 뿐이다. 왜? 먼저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채 구태의연한 노동당 지배로 지방경제를 살려내는 일은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김일성종합대학 졸업논문인 시, 군 경제발전 전략을 카피하려는 의지가 있는 모양인데 이 또한 전혀 오늘의 북한 경제실정과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시, 군에게 장마당경제 전권을 일임해 시, 군 인민위원장이 장마당을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승산은 가능할 수 있다. 그런 견지에서 이번에 북한이 소집해야 할 강습회는 시, 군당 책임비서 강습회가 아니라 시, 군 인민위원장 강습회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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