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3.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1.3.4

“국민 보호하는데 온 힘”

정치 참여 가능성 시사

여야, 尹 사퇴 상반된 평가

재보선 기점 본격 행보 예상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추후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총장이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3월 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4일)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던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힌 대목에서 윤 총장이 정치 참여를 시사했다는 데 힘이 실린다.

윤 총장이 총장직에서 물러나는 건 지난 2019년 7월 25일 임기를 시작한 지 589일 만이다. 임기는 142일 남긴 상태다.

윤 총장은 입장 표명 직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만호 청와대 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윤 총장의 추후 행보에 쏠리고 있다. 여당은 윤 총장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고 보고 그의 영향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정치 행보는 지켜봐야 할 테지만,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검찰이라는 공(公) 조직을 악용했다면 이는 역사에 길이 남을 ‘최악의 검찰총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은 윤 총장이 문제를 삼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의 발의 시점을 앞당기지 않기로 했다. 공청회 등의 향후 절차가 남은 데다, 윤 총장 사퇴로 촉발된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또 윤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의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4월 재보선을 앞두고 4차 재난지원금과 가덕도신공항 등의 주요 현안이 윤 총장의 추후 행보에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며 직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1.03.04.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떠나며 직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1.03.04.

야당은 윤 총장의 사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당과 달리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윤 총장이 반문(반문재인)연대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 총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상식과 정의를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윤 총장님, 그동안 수고하셨다”며 “하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윤 총장님의 앞날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4월 재보선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윤 총장이 재보선 이후 촉발될 야권 재편에 역할을 하면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과 맞닿아 있다.

또 윤 총장을 중심으로 정권심판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있는 반면 여권의 지지층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상반된 전망도 나온다. 결국 윤 총장은 여야의 대권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3.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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