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추협 “투기 의혹 LH공사 해체해야… 부패조직 과감히 도려내야”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일부 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지역에 100억 원대 토지를 투기성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폭로된 가운데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이사장 고진광)가 LH공사의 해체를 주장했다.

인추협은 4일 성명서를 내고 “그들이 몸담고 있는 부패된 조직을 과감히 도려내야 할 시기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추협은 “LH공사는 국민주거안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이라며 “적정한 토지와 주택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안정된 주거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며 그 임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국가가 국민의 혈세에서 고액의 봉록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런데도 자신들만이 알고 있는 기밀을 서로 공유해 막대한 금액의 은행대출을 받아 사리사욕을 채우려 했다면 이는 천인공노할 공기업의 국기문란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나서 철저히 전수 조사할 것을 지시했지만 조사가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실행돼선 안 된다”며 “얼마 전까지 LH공사 사장을 맡고 있던 자가 현 국토부장관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그러한 범법행위에 국토부 직원들도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토부가 아닌 총리실에서 주도해 전수조사를 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무총리실 국무 1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기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인추협과 LH공사는 과거부터 악연이 있다. 인추협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되면서 인추협의 사랑의일기연수원 부지가 LH공사에 수용됐다. LH공사와 인추협은 보상 및 이전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원활하지 못했고, 2016년 9월 26일 새벽 200여명의 LH공사 용역 직원들이 연수원을 강제 철거했다.

이에 당시 유네스코(UNESCO) 등재를 추진하던 연수원 보관 어린이 일기장 120만권과 전시물 등이 헐값에 처분되거나 매장됐다. 인추협은 LH공사를 상대로 공동발굴과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그러던 중 2019년 10월 31일엔 고진광 대표가 LH공사 측 용역 직원에게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LH공사의 몸서리쳐지는 폭거를 힘없이 당해야 했던 인추협은 ‘국민주거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울적 이용으로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을 선도’를 절대 실현할 수 없는 조직임을 온몸으로 체득했다”며 “공공의 의무를 저버리고 비공개정보를 이용해 직원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과감히 실명으로 투기에 몰입하는 것이 LH공사의 오래된 문화로 확실시 되므로 LH공사는 즉시 해체 수순을 받고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대표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도 “(일기장 복구 등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민간 차원에서 만들 예정”이라며 “감사원에 감사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28부는 이날 인추협이 LH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랑의일기 매립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앞서 인추협은 2019년 6월 11일 연수원 강제철거와 관련 LH공사를 상대로 3800억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인추협은 전직 LH공사 사장인 변창흠 국토부 장관 등 4명에 대해 재물손괴죄, 특수주거침입죄,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4월 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