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피해자 관련된 증인만 6500명”
2년간 최종보고서, 올가을까지 제출키로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랑스 가톨릭 성직자들이 1950년대부터 아동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폭력 피해자 수가 1만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가톨릭교회 성폭력 조사위원회(CIASE)’는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최소 3000명의 피해자들과 관련된 증인만 6500명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마크 소베 CIASE 조사위원장은 “현재로서 전체 피해자 중 몇 퍼센트가 조사위에 진술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피해자들은 최소 1만명에 이를 수 있다.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이뤄지고 있어 분석을 완료하면 숫자를 특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피해 단체는 조사위의 발표가 나온 직후 “지금 나온 피해자 규모는 빙산의 일각으로 분명히 피해자가 더 많을 것”이라며 “아직도 진상이 밝혀지려면 한참 남았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2018년 불거진 프랑스 가톨릭 교계의 성폭력 스캔들 사건 이후 교계와 종교기관들에 의해 설치돼 조사를 진행해왔다.
2년 동안의 활동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는 올가을까지 제출하기로 예정돼 있다. 보고서가 공개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최종 보고서에는 개별 성직자의 범죄를 넘어 아동 성 학대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기 때문이다.
또 당시 스캔들에서 2600여명의 성직자를 비롯한 교계 직원들이 수십 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폭력 문제는 독일, 폴란드, 체코 등 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에서도 속속 진상이 밝혀지며 이미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18년 8월에는 미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1940년대부터 300명 가량의 성직자가 1000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피해 사례는 계속 공개되고 있다.
이에 교황은 2019년 5월 가톨릭 교계 성폭력 보고와 관련된 글로벌 규칙을 제정하고, 처음으로 모든 교구에 성폭력과 은폐를 신고할 시스템을 강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