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들의 성학대 종식' 회원들과 성학대 희생자들이 지난 18일 바티칸시티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개막한 성추문 방지를 위한 세계주교회의에서 신도들은 성추문에 대한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사제들의 성학대 종식' 회원들과 성학대 희생자들이 지난 18일 바티칸시티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개막한 성추문 방지를 위한 세계주교회의에서 신도들은 성추문에 대한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조사위 “피해자 관련된 증인만 6500명”
2년간 최종보고서, 올가을까지 제출키로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랑스 가톨릭 성직자들이 1950년대부터 아동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폭력 피해자 수가 1만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가톨릭교회 성폭력 조사위원회(CIASE)’는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최소 3000명의 피해자들과 관련된 증인만 6500명이 나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마크 소베 CIASE 조사위원장은 “현재로서 전체 피해자 중 몇 퍼센트가 조사위에 진술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피해자들은 최소 1만명에 이를 수 있다.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이뤄지고 있어 분석을 완료하면 숫자를 특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피해 단체는 조사위의 발표가 나온 직후 “지금 나온 피해자 규모는 빙산의 일각으로 분명히 피해자가 더 많을 것”이라며 “아직도 진상이 밝혀지려면 한참 남았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2018년 불거진 프랑스 가톨릭 교계의 성폭력 스캔들 사건 이후 교계와 종교기관들에 의해 설치돼 조사를 진행해왔다.

2년 동안의 활동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는 올가을까지 제출하기로 예정돼 있다. 보고서가 공개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최종 보고서에는 개별 성직자의 범죄를 넘어 아동 성 학대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기 때문이다.

또 당시 스캔들에서 2600여명의 성직자를 비롯한 교계 직원들이 수십 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 대주교인 도널드 우얼 추기경이 2011년 워싱턴의 한 교회에서 성수를 뿌리고 있다. 우얼 추기경은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NN은 2일(현지시간) 우얼 추기경이 강론하는 동안 일부 신자가
미국 워싱턴 대주교인 도널드 우얼 추기경이 2011년 워싱턴의 한 교회에서 성수를 뿌리고 있다. 우얼 추기경은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CNN은 2일(현지시간) 우얼 추기경이 강론하는 동안 일부 신자가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고함을 치고 자리를 떴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폭력 문제는 독일, 폴란드, 체코 등 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에서도 속속 진상이 밝혀지며 이미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18년 8월에는 미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1940년대부터 300명 가량의 성직자가 1000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피해 사례는 계속 공개되고 있다.

이에 교황은 2019년 5월 가톨릭 교계 성폭력 보고와 관련된 글로벌 규칙을 제정하고, 처음으로 모든 교구에 성폭력과 은폐를 신고할 시스템을 강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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