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훈 내각 총리.(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덕훈 내각 총리가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김덕훈 내각 총리.(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김덕훈 내각 총리가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내각회의서 “5개년 경제 계획 무조건 수행”

전문가, 내각 거듭 힘싣기엔 “책임 전가 구실”

“北상황 엄중 인식… 쇄신 등 내부 결속에 안간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올해 초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세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달도 안 된 지난 8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더니 최근에도 잇따라 각 분과 확대회의를 개최하는 등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현실적 제약 속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난 해결이 북한 당국의 제1목표가 된 셈인데,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내부적으로 터져 나오는 불만을 차단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는 등 기강 다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

북한이 김덕훈 내각 총리 주재로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노동당 제8차대회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강령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5일 화상회의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이어 하루만인데, 이달에만 벌써 세번째로 진행된 당 간부 회의다.

회의에는 전현철 부총리와 내각 인사들이 참석했고 김광남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지배인, 마종선 화학공업상, 리성학 부총리, 최룡길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주철규 부총리 겸 농업상이 토론자로 섰다.

내각 직속 기관과 성기관 간부, 도·시·군 인민위원장, 농업지도기관, 중요공장, 기업소 간부들이 회의를 방청했다.

통신은 “보고는 올해 인민경제계획 작성 과정에 소극적이며 보신주의적인 경향을 발로시킨 원인들을 분석·총화하고 계획을 무조건 수행하기 위한 대책적인 문제들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보고자로 나선 박정근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은 “내각책임제와 내각중심제의 요구에 맞게 성, 중앙기관들과 도ㆍ시ㆍ군 인민위원회, 기업체들이 경제 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 체계를 확립하고, 자기의 임무와 권한, 사업 한계를 명백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김정은
김정은 "새 세대 인민군 간부 정치의식·도덕 바로 세울 것"(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 내 규율 확립과 신세대 군 간부 통제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1.2.25

◆당대회 관철 위한 ‘기강 잡기’인 듯

북한이 연달아 확대회의를 연 데는 당 대회에서 제시한 5개년 계획 달성을 위해선 당 간부들의 충성도가 필수적인 만큼, 선제적으로 내부 단속 등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함께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해 내각의 일원적·통일적 지휘·통제를 강조하는 등 거듭 힘을 실어줬는데, 이는 북한 경제의 심각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론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론 성과물을 내지 못할 시 내각책임론을 통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구실이라는 해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주의 국가가 통상 회의를 많이 한다.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에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면서 “올해 유독 회의가 길고 빈번하다는 것은 북한이 그만큼 경제난 등 내부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보도된 내용을 보면 내부 기강 다잡기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간부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가하면 내부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며 “조직 물갈이를 통해 인적 쇄신을 한다든지 진급을 통해서 군심을 결집한다든지 북한이 전반적으로 내부 결속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오늘도 내각회의에서 내각에 거듭 힘을 싣는 양상인데, 반면 결과가 없으면 책임도 묻겠다는 의도도 있다”면서 “날씨가 풀리고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현장 행보에 나서는 등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작금의 어려운 상황은 북한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에다 김씨 일가의 세습체제에서 나오는 것이지 일부 간부들의 잘못된 행태 때문이 아니다”라며 “쥐어짠다고 해서 그 이상의 뭔가가 있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남북미 관계 개선만이 최선의 길인데, 김정은 정권의 고민의 지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C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CG)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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