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2.24
한복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2.24

김치·한복 등 문화유산 위협
독립운동가 국적도 잘못 기재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중국의 도 넘은 한국 문화 ‘가로채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김치와 한복 등을 자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독립운동가 등 위인, 한류 스타들도 왜곡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단체와 연예인들은 중국의 도 넘은 행동을 지적하며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김치’가 중국 것?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역사 왜곡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의 줄임말로, 고구려와 발해 등 중국 내에서 벌어지는 우리나라 역사를 ‘중국 역사의 한 부분’으로 편입하려는 프로젝트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 영토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중국은 영토뿐 아니라, 아리랑 등 우리 전통 문화 유산에 대한 역사 왜곡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김치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2.24
김치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2.24

그중 최근 키워드로 떠오를 만큼 논란이 된 것은 중국의 ‘김치 공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먹방 유튜버 ‘햄지(Hamzy)’가 지난해 올린 ‘우렁쌈밥’ 먹방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다. 영상에 “쌈 문화가 자신들(중국)의 것이라고 우기는 영상을 보고 화가 났는데, 햄지가 쌈을 싸 먹는 영상을 올려줘서 기쁘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햄지는 해당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은 햄지를 비판하며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해 햄지는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며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소신 있게 발언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중국 유명 유튜버 ‘리쯔치(李子柒)’는 김치를 중국 전통 음식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해당 영상은 직접 배추를 수확해 절인 후 고춧가루 등을 넣어 김치를 담그는 것이었다.

중국 사이트 바이두는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조선족이라고 표기했다. (출처: 서경덕 교수 트위터 화면 캡처)
중국 사이트 바이두는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조선족이라고 표기했다. (출처: 서경덕 교수 트위터 화면 캡처)

◆중국 바이두, 윤동주 ‘조선족’ 표기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에 대한 역사 왜곡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중국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 한복을 입은 남녀 캐릭터 이미지를 올려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 단순한 캐릭터 이미지가 아니라 해당 이미지를 ‘중국 문화(China Culture)’라는 제목으로 ‘업로드’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이 한복과 갓, 망건 등을 착용하고 나오는 빈도도 점차 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회사 샤이닝니키는 게임 아이템으로 ‘한국 전통 의상’ 한복을 출시했다가 중국 네티즌에게 비난을 받고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국 서버에서 한복 아이템이 동시 출시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한복이 명나라 시대 중국 전통 의상이라며 게임회사를 비난한 것이다. 또 일부 중국인은 한복이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의상이기에 중국 의상이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도 왜곡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백과사전 사이트 ‘바이두’는 윤동주 시인을 중국 조선족으로 소개했다. 또 이봉창, 윤봉길 등 일부 독립운동가에 대해서도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30일 시인 윤동주의 탄생일에 맞춰 중국 바이두에 항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월 16일 순국일까지 변화가 없어 재차 시정을 요구한 상태다. 그저 중국은 “윤동주의 국정 문제는 고증과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일 뿐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 개재된 한복을 입은 남녀 캐릭터 (출처:서경덕 교수 트위터 화면 캡처)ⓒ천지일보 2021.2.24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 개재된 한복을 입은 남녀 캐릭터 (출처:서경덕 교수 트위터 화면 캡처)ⓒ천지일보 2021.2.24

◆“정부 왜 가만히 있나”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바이두는 독립열사 윤봉길과 이봉창의 국적과 민족도 ‘중국, 조선족’이라고 잘못 표기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매체는 김치와 한복을 중국문화라고 왜곡한 일도 있었다”라며 “우리 외교부와 주중대사관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왜 강하게 대처하지 못하는가, 중국에 대해 할 말은 해야 한다”라며 외교부와 주중대사관이 당장 나서서 이 문제들을 바로잡아 주길 촉구했다.

연예인들의 소신 있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김치도 한복도 우리나라 대한민국 거예요 제발 #김치사랑 #한국사랑”이라며 글과 함께 새하얀 한복의상을 입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가수 겸 사업가인 황혜영도 SNS를 통해 만리장성을 빗대서 중국의 논리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의 역사 왜곡을 계속 방치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