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제공: 롯데쇼핑)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제공: 롯데쇼핑)

롯데그룹 “계열사 상황따라 조치”

롯데아사히 “적자로 인해 불가피”

“희망퇴직, 안내일 뿐 압박 없어”

노조협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롯데그룹이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희망퇴직을 강권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해 롯데그룹과 계열사들이 “압박은 없다”고 주장한 반면 노조는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등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은 11만 4000명을 직접 고용(간접고용까지 포함 36만명)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면 여파가 상당할 수 있다.

현재 롯데그룹의 핵심 축인 유통과 화학, 호텔(면세점 포함) 부문 모두 구조적 부진 상태다. 실제 2006년 2월 상장 당시 40만원에 달하던 롯데쇼핑 주가는 현재 10만~11만원대로 4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별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지난 19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019년 불매운동이 터지고 난 후 현재까지 한 번도 흑자전환을 한 적이 없이 적자를 유지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40세 미만이나 근속연수 10년차 미만의 경우 위로금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나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임금 지급 차질 가능성을 이유로 무급휴직을 신청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며 “적자를 유지하다보니 회사가 살아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는데 그 과정 중에 하나가 이런 것도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외에 다른 롯데그룹 관련 계열사들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부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등을 총괄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계열사나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적정 년수가 돼 안내를 하는 것이고 무조건적으로 몇 %라는 목적을 두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연차가 되면 사업이나 매장 운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차원에서 매년 (희망퇴직의) 기준은 다르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계열사별 기준은 다르겠지만 롯데푸드의 경우 인원을 줄일 목적이 아니라 앞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해서 일에 성장 동력 에너지를 확보하자는 차원”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 확대도 예상하고 있고 가정간편식(HMR)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어 시장의 변화 부분에 새로운 시각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상황을 다 모르지만 전체적인 방향으로는 작년에 워낙 안 좋은 상황을 겪다보니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슈 자체가 좋지 않다보니 해당직원이든 동료직원이든 좋게 보일 리 없겠고 오해하거나 확대해석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민주노조협의회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회 출범을 알리며 롯데그룹의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공: 롯데그룹 민주노조협의회) ⓒ천지일보 2021.2.21
롯데그룹 민주노조협의회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의회 출범을 알리며 롯데그룹의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공: 롯데그룹 민주노조협의회) ⓒ천지일보 2021.2.21

한편 롯데그룹의 구조조정 문제가 수차례 발생하자 이러한 문제와 매장의 폐점·매각 문제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앞서 지난 4일 서비스연맹 산하 롯데그룹 민주노조협의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출범을 알리고 롯데그룹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현실 폭로와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롯데그룹의 경영실패 책임전가, 인력감축 비용절감 중심의 구조조정을 공동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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