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일상비일상의틈 1층에서는 LG 윙(WING)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LG 윙(WING). ⓒ천지일보 2020.10.15

‘LG윙’ 가격 100만원→40만원

“LG 롤러블도 결국 출시 포기”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LG 윙’의 실 구매가가 최대 60%가량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LG 롤러블’도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 윙’은 두 개의 화면 중 한 개의 화면을 가로로 돌릴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LG전자가 반등을 노리고 내놓은 야심작이다.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를 매각할 가능성을 밝히며 가격이 빠르게 내려갔고 통신업계도 본격적인 재고 소진에 박차를 가했다.

SK텔레콤은 LG 윙의 공시지원금을 출고가(109만 8900원)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최대 50만원으로 인상했다. LG유플러스도 8만 5000원짜리 요금제 기준 LG 윙의 공시지원금을 60만원으로 상향했다. 판매 대리점에서 추가 지원금 15%를 받으면 LG 윙의 실 구매가는 최저 40만 8000원까지 저렴해진다. 해외에서도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는 LG 윙 구매자는 3월 말까지 300 달러(약 33만 2000원)를 지원받는다.

세계 최초 롤러블폰으로 주목받았던 LG전자의 ‘LG 롤러블’ 출시도 불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사업 매각·축소 얘기가 오가는 중인 데다가 롤러블은 뛰어난 기술력과 내구성이 필요하고 대량 생산에도 큰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출시 후 큰 반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롤러블의 OLED 패널 생산을 담당하는 중국의 BOE가 이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11일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의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롤러블을 선보였다.

LG전자가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의 개막에 맞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제공: LG전자) ⓒ천지일보 2021.1.11
LG전자가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의 개막에 맞춰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사진은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제공: LG전자) ⓒ천지일보 2021.1.11

LG 롤러블의 기본 화면은 6.8인치이고 이를 펼치면 7.4인치까지 확장된다. 폴더블폰, 듀얼스크린폰에 이어 스마트폰의 새로운 폼팩터로서 주목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LG전자는 이르면 3월 중 별도 행사를 개최해 LG 롤러블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날 ‘티저 영상’을 선보이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 사업 매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봉석 사장은 MC사업본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며 “향후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2%로 10위권에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현재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삼성전자에 밀렸으며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강세로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에는 이형 폼팩터폰 ‘LG 윙’을 출시하며 변화를 노렸지만 판매량은 10만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르면 내달 중순 개최되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LG전자가 MC사업본부의 운영 방향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각 또는 사업 축소, 인력 재배치를 통한 점진적 철수를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철수로 가닥이 잡히며 롤러블폰 출시도 포기했다”며 “롤러블폰이 처음 공개된 이후 새로운 폼팩터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 LG폰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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