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1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서울=뉴시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1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퇴 의사 확고한 신 수석

당정청 “업무에 복귀 희망”

文대통령 리더십에 큰 타격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일방적인 검찰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를 떠난 신현수 청와대 정무수석이 22일 복귀한다. 신 수석은 이르면 이날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관련 논란의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신 수석은 지난 18일부터 휴가계를 제출했다. 신 수석은 주말까지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청와대가 밝힌 직접적인 사의 배경은 검찰 인사를 둘러싼 박 장관과의 이견이다. 하지만 정치권 등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갈등설이 제기됐다. 이어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이 주장한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정안 관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가 없이 기습적으로 인사를 발표했고 문 대통령이 사후 재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사의 표명에 대한 논란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할 때마다 만류했다고 전해졌다. 박 장관 역시 지난 18일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으로 함께 있으면서 문 대통령 보좌를 함께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도 신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복귀해 업무를 수행해 줄 것을 바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왼쪽부터) 박범계 법무부장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청와대)
(왼쪽부터) 박범계 법무부장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청와대)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대통령 재가 없이 법무부 인사가 발표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인사와 관련해 근거 없는 추측 보도가 잇따르는 것에 유감을 표하며 결정되지 않은 검찰 후속 인사까지 확정된 것처럼 나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 수석은 청와대 참모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사의 의사를 굽힐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신 수석이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 수석은 지인들에게 “박 장관과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박 장관의 감찰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신 수석이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신 수석이 임명된 지 40여 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과 대통령이 이를 반려하는데도 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도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과 신 수석의 인연은 2004년부터 이어져 왔으며, 상호 간의 신뢰 역시 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검찰 인사로 문 대통령에 대한 신 수석의 신뢰가 깨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정리할 시간을 줬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 청와대가 후임 인선에 돌입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신 수석이 사퇴한다면 국정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 대통령과 오랜 연을 맺어온 신 수석의 사퇴는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다.

만약 잔류를 결정해 이번 고비를 넘기더라도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모두 제거하는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하는 등 검찰개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신 수석과 법무부의 갈등이 다시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번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잔류 또는 사퇴의 기로에 놓인 신 수석이 지난 나흘 동안의 숙고 기간을 통해 내린 결론에 이목이 쏠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2.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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