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나흘간의 일정 끝에 지난 11일 종료됐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내각이 설정한 올해 경제목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한달 만에 교체했다. 연단에 선 김 총비서가 힘주어 이야기하듯이 몸을 편 채로 오른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나흘간의 일정 끝에 지난 11일 종료됐다고 조선중앙TV가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내각이 설정한 올해 경제목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한달 만에 교체했다. 연단에 선 김 총비서가 힘주어 이야기하듯이 몸을 편 채로 오른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부르주아 사상 침투 끈질겨”

‘반사회주의와의 투쟁’ 등 강조

전문가 “北통제, 민심이반 방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외부 문물의 유입을 경계하며 주민들에게 투철한 준법정신을 거듭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새로 제정하고, 올해 초 노동당 대회에 이어 최근 2차 전원회의까지 ‘반사회주의 배격’을 강조하는 등 외부 문물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라 관심이 쏠린다.

◆北 “전사회 준법 기강 세워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자 논설에서 “전사회적인 준법 기강을 세우는 사업이야말로 사회주의 조국을 수호하고 후대들의 운명을 지키기 위한 사활적인 투쟁”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제국주의 반동들은 우리 사회주의 제도를 내부로부터 와해시켜보려고 썩어빠진 부르죠아 사상문화 침투 책동에 끈질기게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법적 통제기능이 약화되고 사람들의 준법의식이 흐려지면 제국주의자들이 퍼뜨리는 이색적인 사상과 생활 풍조에 물젖게 된다”면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현상들이 조장되게 되며 결국은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또 별도의 기사에서 준법 기풍을 확립하는 것은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경제사업과 관련한 법 규범과 규정들을 철저히 지켜야 국가 경제의 주요 명맥과 전일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다”면서 “인민경제계획은 혁명의 요구와 인민들의 이익을 반영한 당의 지령이며 국가의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적 과제인 생산 계획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이유와 조건에 관계없이 계획·규율 위반으로 국가의 법을 어긴 것”이라며 “인민경제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시달된 계획을 일별, 월별, 분기별, 현물 지표별로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각도 군민연합대회 잇달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20일 북한 평안남도, 황해남도, 강원도, 남포시, 개성시에서 군민연합대회가 각각 실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2021.1.21
북한, 각도 군민연합대회 잇달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20일 북한 평안남도, 황해남도, 강원도, 남포시, 개성시에서 군민연합대회가 각각 실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2021.1.21

◆北 외부문물 경계 배경은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한 영상물 유포자의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상향한데다 올해 당 대회에서도 전원회의에서도 ‘반사회주의’ 투쟁에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등 외부문물 유입을 막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두고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준법정신 강조는 그만큼 북한 사회에 외부 문물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걸 반증하는 셈인데, 체제의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지난해부터 올해 당 대회, 전원회의까지 지속적으로 관련법을 강화한다는 등 통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거꾸로 보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시도 하급 조직부터 단속에 나서는 등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은 내부단속, 김정은 정권이 흔들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며 “최악의 경제난 속 터져 나오는 불만을 다잡고 기강 해이 해소를 위해 더욱 강력한 법집행을 통해 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골몰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제제나 코로나19 속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가운데 경제난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저것 난제에 처해 있는 형국”이라면서 “외부 문물 차단이나 준법정신 강조는 체제 통제를 강화하고 민심이반을 방지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거들었다.

'자력갱생' 구호 아래를 지나가는 북한 어린이.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계정 '에코 오브 트루스'(Echo of Truth)에서 평양의 가을 풍경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자력갱생'과 8차 당대회 준비 독려 선전 문구가 눈에 띈다. 2020.11.6 [유튜브 'Echo of Truth' 캡처, 연합뉴스]
'자력갱생' 구호 아래를 지나가는 북한 어린이.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계정 '에코 오브 트루스'(Echo of Truth)에서 평양의 가을 풍경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자력갱생'과 8차 당대회 준비 독려 선전 문구가 눈에 띈다. 2020.11.6 [유튜브 'Echo of Truth'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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