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확정 시 검증에 노출될 가능성”

“잠재적 주자 위한 시간 벌기용일 수도”

이재명 측 반응엔 “일종의 경고성 압박수단”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4.7 보궐선거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여권 내 대선후보 경선 연기설이 터져 나와 관심이 쏠린다.

일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관련 논의를 한 적이 없다’며 일축했는데, 이 같은 주장이 나온 배경을 두고 분분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민주 ‘대선 후보 선출일 늦춰야’ 주장 나와

16일 오후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27회 차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결국 내전으로 번지나?’ 등의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박상병 정치평론가와 엄경영 시대연구소 소장이 참석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대선후보 최종 선출일을 현행 180일 전보다 12일 전으로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으므로 당헌대로라면 최종 후보 확정은 오는 9월 초가 된다. 하지만 대략 두 달 가량 미루게 되면 11월 초에 대선 후보가 확정된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온 데 대해 엄 소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이해할 법하다. 예전 노무현 후보의 경우 대선 8개월 전에 후보로 확정됐는데, 여름을 지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자 후보 교체론에 시달렸다”면서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두 달째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후보가 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만 일찍 후보를 확정하게 되면 검증의 파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당헌에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을 120일 전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또한 잠재적 대권 주자들을 링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간 벌기용일 수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낮은 지지율 속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나아가 이낙연 당 대표 사퇴 후 두 달 안에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5월 초에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해야 하는데, 이런 시기 등과도 맞물려 있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확행위원회 개방화장실 확대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2.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확행위원회 개방화장실 확대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2.16

◆이재명 측 “그러는 순간 내전” 불쾌

이 지사 측은 불쾌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유·불리에 따라 정략적으로 경선 일정을 흔드는 순간 내전(內戰)”이라며 반발했다.

이를 두고 엄 소장은 “권력의 세계는 비정하다. 같은 당에서도 마찬가지로 제로섬 게임이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구도”라면서 “모든 사태의 책임을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쪽에 돌리는 책임론의 사전 포석이다. 일종의 압박수단으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민의힘보다 앞서 대선 주자를 확정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연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너무 세게 나간 것 같은데, 정 총리나 이 대표가 코로나19 대처 등 대선을 준비할 수없는 상황이라면 이 지사가 과감하게 향후 대선 판을 키울 수 있게 검토할 수 있다는 등의 입장을 내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건은 4.7 재보선에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박 평론가는 “서울시장 선거 당락에 달려있을 것 같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친문 등 주류 그룹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반면 지게 되면 이들이 할말이 없게 된다. 당원들의 구애를 받기 위한 경쟁이지만, 서울시장 당선 여부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소장은 세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서울·부산에서 모두 지면 현 지도부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동시에 현 지도부의 목소리가 약해질 수 있고 이 지사의 대선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면서 “만일 서울에서 이기고 부산에서 지면 현상 유지, 두 곳에서 모두 석권하면 이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과연 이겼다고 해서 이 지사 측 지지자들이 이 대표한테 갈 것이냐는 또 별개의 문제”라면서 “가치중립적으로 얘기하자면 선거는 선거고 지지는 지지일 뿐이다. 아직까지는 이 과정의 흐름에 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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