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AP/뉴시스]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코로나19 백신 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4만2187명, 사망자는 3433명으로 집계됐다. 2021.01.04. (출처: 뉴시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코로나19 백신 센터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나님만을 신뢰하면 된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탄자니아만 백신 수입을 거부하고 있다. 바로 대통령의 ‘백신 불신’ 때문이다. 존 폼베 매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은 “하나님만 신뢰하면 된다”며 막무가내식의 코로나19 대응을 지난해 초부터 펼쳐왔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매구풀리는 지난달 27일 열린 행사에서 “탄자니아인이 백신 실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며 보건부에 백신을 서둘러 도입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매구풀리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현재까지 ‘오직 신에게 의지하면 된다’는 방식의 다소 비과학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수차례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해 4월 다른 아프리카 국가가 교회, 모스크 등 예배 시설을 폐쇄했을 때 매구폴리 대통령은 집단예배를 적극 권하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도의 몸속에선 코로나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없다”면서 신의 중재에 의해서면 치유될 수 있는 사악한 바이러스를 평정하기 위해 교회와 모스크에서 기도할 것을 장려한다고 한 것이다. 그밖에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서는 살 수 없고 불타버릴 것” 등의 발언을 해 수차례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3일 서부 탄자니아 연설에서도 “우리 하나님은 능력이 있으시기에 바이러스 없이 (탄자니아가) 1년 이상을 살아 왔고, 사탄은 항상 실패할 것”이라며 “하나님을 계속 믿으라”며 백신 거부 방침을 밝히는 등 막무가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탄자니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지금까지 봉쇄령을 전혀 시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지난 5월 이후 발생한 확진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구글 통계에 따르면, 탄자니아는 현재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509명, 완치자는 183명,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이러한 대통령의 방식에 대해 탄자니아 종교계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지 주교들은 “예방조치를 취해 스스로를 방어하고 이 재앙이 우리를 덮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한다” “바이러스는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존재한다” “교회가 주의사항들을 많이 잊은 것 같다” 등의 내용의 서한을 신도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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