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일로(왼쪽)와 세종대로 일대가 한산하다. ⓒ천지일보 2021.2.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일로(왼쪽)와 세종대로 일대가 한산하다. ⓒ천지일보 2021.2.11

서울시장 후보들 ‘민심잡기’ 잰걸음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 첫날을 맞은 1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 후보들은 현장 행보를 이어가며 ‘밥상머리 민심잡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인 만큼 대규모 유세는 어렵지만 제각각 특색 있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서울 시민들은 후보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어떤 후보자를 지지하는지 등을 서울 거리를 돌며 살펴봤다.

◆20·30 세대 ‘정치 무관심’ 상당

아무래도 연휴가 시작된 날인지라 사무실이 밀집해있는 종로 네거리, 광화문 등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차들의 행렬도 확 줄었고, 상가들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서울이 서울 같지 않은 분위기여서 이채로웠다.

몇몇 눈에 띄는 사람들도 뭐가 그리 바쁜지 이리저리 분주히 목적지를 향해 가는 터라 잡아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만나본 시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여야 간 끝없는 정쟁, 게다가 아직 최종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탓인지 4.7 재보선에 대한 주목도가 낮았다.

특히 20·30 세대의 정치 무관심은 상당했고, 인터뷰 요구에도 “잘 모른다”며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여야 유력 인사들 정도만 알고 있다. 별 관심은 없다. 민주당은 호감이 가지 않는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문제가 많아 보인다. 그렇다고 야당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야당은 대안 세력이 못된다. 정치에서 멀어지게 되는 이유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던 이수빈(35, 서울 영등포구)씨는 ‘서울시장으로 누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아직까지 누구를 지지할지 모르겠다. 또 평소에 정치적인 입장도 명확하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7년째 버스 기사를 하고 있다는 류정숙(58)씨는 “아직 후보들이 정해지지 않아서 다는 모른다. 그런데 지지하는 정당을 찍어도 매번 마찬가지다. 좋은 공약을 내놓으면 뭐하느냐”라면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 후보들이 선거에 나왔을 때 그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 편에서 일 잘 할 수 있는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역 근처 식당에서 만난 박지현(61, 서울 용산구)씨는 “어느 당이 되든 상관없다.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 등 서울 시민을 보다 잘 살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후보, 나아가 복지 등 안전망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후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4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불편 속에 설 연휴를 보낼 수밖에 없는 시민들은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선 대체로 전 국민 지급을 원했다.

이수빈씨는 “젊은 층은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특히나 많이 벌지도 못하는 30대는 소외가 돼 있다. 차별하지 말고 다 주면 좋기는 하겠다”면서 “민주당이 선거 앞두고 다줄 것 같다. 표를 의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 지급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박지현씨도 “일단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서민들의 급한 불을 꺼주는 게 맞다. 나라도 힘든 건 알지만, 나중에 다시 채우면 될 것”이라면서 “지난 외환위기 때는 수조원의 세금을 기업들에 투입해 놓고 국민에게 몇 조원을 못 푸는 게 말이 되느냐. 서민과 자영업자를 살리는 게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일갈했다.

류정숙씨는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줘야 한다. 자영업자 아니어도 힘든 사람 너무 많다. 왜 그걸 모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자영업자, 자영업자만 말하지 말고 아픈 곳을 다 들여다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모두에게 지급하는 게 정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화문 거리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지민(20대, 서울 강동구)씨도 “취업 준비하고 일하기 바빠서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서도 “취업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제일 필요한 부분이 금전이다.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모든 국민에게 나눠줬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종로에서 2년째 약사로 일하고 있는 이호택(40)씨는 “관심이 별로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굳이 다 줄 필요가 있나. 필요한 사람 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각각의 입장이 달라 말하기가 쉽지 않지만, 일시적으로 얼마간 주는 건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기호 2번 오세훈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호 추첨 결과 1번 오신환, 2번 오세훈, 3번 나경원, 4번 조은희 후보가 확정됐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기호 2번 오세훈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호 추첨 결과 1번 오신환, 2번 오세훈, 3번 나경원, 4번 조은희 후보가 확정됐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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