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1.1.30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북측위 축전서 “뜨거운 연대적 인사”

남측위 총회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의

전문가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전술·전략 차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북측위)가 약 1년만에 남측위에 공식 메시지를 보내왔다. 북측위는 대남 업무를 관장하는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이다.

북한이 최근 8차 당 대회에서 대남·대미 노선을 밝힌 이후 남측의 대화 복원 촉구와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의 출범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가운데 남측 민간단체에는 연락을 재개해 와 관심이 쏠린다.

◆6.15 북측위, 1년만에 남측위에 메시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는 28일 전날 서울 광복회관에서 열린 2021년도 총회 개최를 기념해 북측위에서 축전을 보냈다고 밝혔다.

북측위는 축사에서 “총회에 참가한 리창복 상임대표 의장 선생을 비롯한 위원회 전체 성원에게 뜨거운 연대적 인사를 보낸다”며 “(남측위는) 내외 반(反)통일 세력의 악랄한 도전과 세계적인 보건 위기 속에서도 자주통일 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왔다”고 평가했다.

북측위가 남측위에 공식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지난해 1월 1일 신년 축전 이후 약 1년 1개월만이다.

통상 양측은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됐던 6월 15일과 광복절(8월 15일), 남북정상선언(10월 4일) 등을 기념해 축사나 연대사를 주고받았지만, 지난해에는 이 같은 교류가 단절됐었다.

이는 지난해 6월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된 영향으로 관측된다.

남측위 관계자는 “그간에도 해외측위를 통해 양측이 메시지는 교환했지만, 공식적으로 남측위에 직접 축사를 보낸 것은 약 1년만”이라고 설명했다.

남측위는 총회에서 결의문을 내고 “2021년 전환을 끌어낼 첫 단추는 단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이라면서 “훈련 중단 문제는 바이든 새정부가 북미대화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복 남측위 상임대표의장.(6.15 남측위 제공) ⓒ천지일보 2021.1.30
이창복 남측위 상임대표의장.(6.15 남측위 제공, 연합뉴스) 

◆남북 교류 물꼬 트이나

북한이 민간단체 차원으로라도 처음으로 공식 메시지를 보내면서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일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행보가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단체를 내세워 ‘남남갈등’ 등 분란을 일으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 “북한은 곧잘 그런 행동을 한다. 물론 크게 염두에 둘 필요는 없지만, 1년여만의 메시지라 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제로 남측위는 총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력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의 대남사업이 남북대화보다 기존 방식처럼 통일전선 구축에 더 무게를 둘 수도 있다. 남남갈등과 유사한 전술·전략”이라면서 “작년 6월 김여정 부부장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껏 유지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근거”라고 이유를 댔다.

이어 그는 “통일전선은 전술·전략적인 차원에서 우호적인 친북적인 단체를 규합시키고 끌어들여 공격하려는 집단에 타격을 가하는 걸 목표로 한다”면서 “일례로 과거 국공합작과 같은 거다. 남측의 우호 세력과 손을 잡아 타도하고 싶은 단체나 세력을 밀어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쨌건 남측과 미국도 북한에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원론적인 얘기만을 거듭하고 있어 김정은 위원장의 속이 부글부글할 것 같다”면서 “도발 등 강하게 밀어붙이고 싶은데, 바이든 정부 출범 초부터 판을 깰 수는 없고 적당한 시기에 어떤 입장을 내놓거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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