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광산구 한마음교회에서 운영하는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지난 26일 100여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 27일 오후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던진 계란으로 건물 외벽이 범벅돼 있다. ⓒ천지일보 2021.1.29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광산구 한마음교회에서 운영하는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지난 26일 100여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과 관련 27일 오후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며 던진 계란으로 건물 외벽이 범벅돼 있다. ⓒ천지일보 2021.1.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진보 성향의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가 29일 “기독교에 뿌리를 두었다고 자처하는 사랑제일교회 인터콥 IM선교회 등이 코로나 대유행의 새로운 진원지가 된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며 종교시설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종교시설 특히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를 시작으로 IEM선교회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온 국민의 일상적 삶을 정지시킨 코로나 팬데믹의 주요 감염 통로가 종교시설, 특히 한국교회와 그에 관련된 시설이라는 점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선교 초기부터 교회 개척만이 아니라 병원과 학교 건립을 통해 민족의 전인적 건강과 구원을 지향하였던 한국교회가 오늘날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주된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국민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라고만 해도 지긋지긋하다’는 코로나 상황 속의 대중적 정서 앞에 통렬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생계의 어려움과 일상의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하루 빨리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 온 소상공인들과 시민들, 공무원과 의료진들 앞에 고개조차 들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들은 개신교인과 교회를 향해서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방역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본질적 과제”라며 “사회 안정과 통합, 조화로운 공동체 형성을 위한 자기희생과 헌신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사명”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어 “온 국민이 나와 이웃을 위해 자기희생의 길을 선택하고 있는 시점에, ‘모이는 교회’의 ‘대면예배’의 중요성을 앞세워 ‘순교적’ 각오로 저항하는 행위는 신앙의 본질과 집단적 자기중심성을 분별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이 바로 예수께서 함께 하시고자 하셨던 우리의 이웃”이라며 “이웃의 생명의 안전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신앙 양태만 고집하는 교회를 어떻게 예수를 따르는 제자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겠나. 전 지구적 고통의 시간을 단축시키며 새로운 일상의 규범을 만들어 나가는 데 솔선수범하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이 땅에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소망이 우리들의 거짓과 태만과 오만에 의해 가려지지 않도록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목회와 선교에 더욱 희생적으로 참여하겠다”며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우리 안에 있는 어둠을 극복하고 계속되는 종교개혁의 불꽃을 일으켜 나갈 수 있도록 우리부터 새로워지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대전 IEM국제학교, 광주 TSC국제학교, 광주 안디옥교회 등 일부 교회와 선교시설에서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개신교계를 향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단체들이 고개를 숙인 것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지난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상당히 낮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교총은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원인을 한국교회의 공교회성 결핍과 리더십 부재로 꼽고 새해에는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 서로를 품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공존과 협력의 교회)를 세워 교회 밖 국민을 위해 힘쓰는 교회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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