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독교박해순위 27→23위로

2018년 2월 종교사무조례 이후

中, 기독교 등 종교 통제 강화

사실상 종교의 자유 없는 나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중국 내 교회에 대한 탄압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나라 가운데 한 곳이다. 특히 기독교 박해가 심각한 나라기도 하다. 최근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WWL(월드 워치 리스트)2020기독교세계박해순위에서 23위를 기록하면서 2019년 27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 오픈도어선교회가 공개한 2020중국박해보고에 따르면 공격받은 기독교인이 1015명, 체포된 기독교인 1147명, 공격받은 교회수가 5576개, 기독교인 소유의 집과 사업장 공격수는 6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18년 2월부터 중국 내 종교단체와 종교 활동을 더욱 강력히 통제하는 ‘종교 사무조례’가 시행된 이후 기독교인과 교회는 더 많은 박해와 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들은 주민들에게 공산주의 이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기독교인에 대한 정보를 정부에 고발하도록 권하고 이에 대한 보상도 한다. 청년들의 기독교 유입을 막기 위해 19세 미만의 학생들에 대해 교회 출입을 금지하고, 주일학교와 청소년 캠프 등을 금지했다. 사실상 중국 내에서 정부당국의 승인 없이는 그 어떤 종교 활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중국에서는 셀 수 없는 교회와 신도들이 박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공안이나 중앙통일전선공작부에 의해 행해지는 교회에 대한 폭력적인 단속 사례는 알려지지 않은 채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2020년에만 30000건에 이르는 교회 공격(단속)이 있었으며 특히 허난성과 장시성에 집중됐고, 허난성에서만 15000건의 박해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다.

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시의 한 교회는 2018년 12월 정부에 등록되지 않아 ‘종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주일 저녁 예배를 드리던 담임목사와 사모를 비롯해 100명 이상의 성도들이 함께 체포됐다. 결국 이 교회 담임 목사는 ‘체제 전복과 불법영업’이라는 죄목으로 9년형을 선고받았다.

성경책은 몰수되고 십자가는 무너져 내렸다. 2020년 1월~4월 사이에 안후이성의 루안시 마안샨시, 화이베이시, 푸양시 등에서 250여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됐으며 허난성 지역의 모든 교회는 당국의 명령으로 ‘십계명’을 ‘시진핑 강령’으로 대체했다. 뿐만 아니라 공자사상과 기독교 진리를 뒤섞은 새 책을 교회에 배포, 목사들에게 이를 기초로 설교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오픈도어선교회는 설명했다.

중국 내 기독교 탄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빌미로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교회들이 모든 모임을 취소했을 때 중국 정부는 이 틈을 타 십자가를 철거했다. 한 지역 신자는 “정부는 전염병 당시 충분한 도움은 제공하지 않으면서 십자가 철거에만 열을 올렸다”고 한탄했다.

공안이 신도인척 가장해 가정예배 현장에 참석하는 일도 있었다.  건물이 폐쇄되고 담임목사가 체포되면서 온라인 예배모임을 이어 온 성도들의 집에 잠입한 공안들은 이들의 집을 방문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척하며 예배에 같이 초대됐다. 설교가 나오자 온라인 예배를 중단시켰다.

오픈도어선교회 소속 중국 사역자 피니(가명)씨는 중국의 기독교 핍박이 심화된 것에 대해 “사회적 안정과 정치적 신조의 단일성을 요구하는 중국에서 종교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와 일치하지 않는 잠재적인 불안정자로 보여지고 있다”며 “시진핑이 종교 특히 이슬람과 기독교를 개혁하거나 재편성할 때가 왔다고 믿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