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간 은행이 대출 접수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이례적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율적 규제'로 붙잡으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은행들은 우대금리는 지속해서 없애고, 대출 가능 한도도 낮춰 왔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영업을 앞둔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모습.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케이뱅크, 28일부터 대출 금리 인상

우리은행, 29일부터 마통 한도 조정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축소 압박에 은행들이 속속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신용대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최저금리 기준) 높였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64%, 마이너스 통장대출 최저금리는 연 3.00%로 상향됐다.

케이뱅크는 타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조이는 분위기를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용대출의 한도는 그대로 유지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최대한도는 2억 5000만원,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한도는 1억 5천만원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까지 1년 이상 전체 대출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던 만큼, 한도 축소에 앞서 금리 조정을 통해 신용대출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대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출금리 인상 대상 상품 확대, 한도 조정 등 추가적인 조치 적용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오는 29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한도를 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스페셜론’ 등 6개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고한도가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된다. 또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가계소매금융 일반자금대출’ 등 4개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고 한도를 8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인다.

다만 축소된 최고 한도는 신규 신청과 한도 증대에만 적용된다.

금융당국이 은행별 대출 총량 관리를 강하게 주문한 만큼 한도가 넉넉한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면 ‘도미노식’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아직 한도를 조정하지 않은 다른 은행들도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앞으로 고액 신용대출에 대해선 매달 원리금을 같이 갚도록 의무화했으나, 마이너스통장은 분할 상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미 ‘마통 쏠림’ 현상도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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