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역대 최장 장마와 폭우 피해로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DB

농축수산 가격↑ 9년 만에 최고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월간 상승률 3개월 연속 0%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0%대에 머물렀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연속으로 0%대를 기록한 것은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은 9년 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지난해 0.4%에 이어 2년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연간 소비자물가가 0%대를 기록한 것은 저유가와 경기 부진이 겹쳤던 2015년(0.7%)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을 포함해 모두 4번에 불과하다. 이는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류 가격이 7.3% 하락하고,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가 1.9% 하락한 영향이 컸다.

월간 상승률은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7(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6월(0.0%), 7월(0.3%), 8월(0.7%), 9월(1.0%)까지 오름세를 키우다가 10월에 정부 통신비 지원 영향으로 0.1%로 떨어졌다. 이후 11월엔 통신비 지원 효과가 사라지면서 0.6%로 다소 올랐으나, 이달에는 0.5%를 나타냈다. 12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상승했다.

올해 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는 1.2% 상승하며 2012년(1.1%)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집세는 0.2% 증가했으며 전세는 0.3%, 월세는 0.1%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코로나19 관련 정책 지원과 교육 분야 공공지원의 영향으로 1.9% 하락했다. 이는 1985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다.

상품은 0.9%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이 6.7% 상승했는데, 이는 2011년(9.2%) 이후 최고치다. 배추(41.7%), 양파(45.5%), 고등어(12.8%), 돼지고기(10.7%) 등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0.2% 하락했다.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가 7.3% 내린 영향이다. 도시가스 인하 영향으로 전기·수도·가스는 1.4% 내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모습. ⓒ천지일보DB

올해 근원물가도 낮은 수준이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를 빠져나오던 1999년(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역시 1999년(-0.2%) 이후 최저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9.0% 올라 2010년(21.3%)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해 2018년(1.6%)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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