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의 모습. ⓒ천지일보 DB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의 모습. ⓒ천지일보 DB

동부구치소 누적 총 ‘514명’

아파트형구조, 집단감염취약

수용자478명 대거 확진판정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25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수용자 286명과 직원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는 등 2차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교정시설 내 방역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동부구치소에 대한 1차 전수조사를 통해 185명의 확진자를 발견한 이후 시설 내부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구간으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구치소 내 방역수준을 생활치료센터에 준하는 수준으로 올렸다.

하지만 서울 동부구치소는 다른 구치소와는 다르게 아파트형 건물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실내생활을 중심으로 한 재소자 활동, 높은 수용 밀도 등 집단감염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대규모 감염사태가 벌어질 위험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서울시, 법무부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에선 지난 23일 1차 전수조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 416명과 수용자 2021명 등을 대상으로 2차 전수검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직원 2명, 수용자 286명 등 288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동부구치소는 직원 425명과 수용자 2419명을 대상으로 1차 전수조사를 진행해 직원과 수용자 18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1·2차 두 차례에 걸친 전수검사 결과 동부구치소에서만 직원 20명을 비롯해 수용자 47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의 가족과 지인 등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까지 포함하면 전국 종합 총 51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서울지역 확진자는 510명이다. 나머지는 타·시도 확진자로 조사됐다.

동부구치소 관련 집단감염의 출발점은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거주 수능생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였다. 수능생의 확진 후 가족과 가족이 근무하는 동부구치소의 동료에 이어 재소자·가족·지인 등 서울에서만 509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등 방역당국은 최초 확진자를 제외하고 총 6006명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최초 확진자를 빼고 양성 반응이 509명이나 나왔다. 음성 반응은 5497명이었다.

방역당국은 해당 시설을 일시폐쇄 조치했다. 또한 방역소독, 노출자(접촉자) 자가격리·전수검사 등을 실시했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 가운데 무증상·경증인 경우 격리수용 후 전담 의료진이 집중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중증 이상의 환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 조치시켰다.

하지만 일각에선 방역당국이 해당 시설을 생활치료센터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확진자를 비롯한 재소자 등이 시설 내에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됐음에도 감염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다른 구치소들은 단층 건물형태로 돼 있는데, 동부구치소는 아파트형 건물로 12층 건물 5개동으로 구성된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구치소의 경우 재소자의 활동이 야외활동으로 이뤄지는 반면, 동부구치소는 모든 생활이 실내에서 이뤄진다는 특성이 있다”며 “수용밀도도 지난 13일 기준으로 수용정원이 2070명 정도 되는데 약 2412명이 수용돼 있어서 수용밀도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반장은 “(확진자들이) 1개동에 격리돼 수용돼 있지만 아무래도 혼자 지내는 독실 숫자가 부족해 여러 명이 같이 수용하는 경우도 존재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구치소에 확진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법무부와 상의해 확진자들을 외부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구치소 내에 의사, 간호사 인력이 있어서 경증의 확진자들은 구치소 의무대를 통해 진료를 하고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해왔다”면서 “다만 2차 전수검사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와 법무부와 중수본이 같이 상의하고 있다. 확진자들을 외부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이날 중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복 입은 동부구치소 관계자(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20일 오후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20일 오후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