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2.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2.23

“공공임대 공급 확대는 긍정적”
“주택보유자 더 압박, 최악의 선택”
재개발 공급방안 냉담한 시각 지배적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막말 논란 등의 구설수로 야권으로부터 부적격 판단을 받고 있다.

23일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가운데 여야는 오는 28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열린민주당을 제외한 야권 모두가 변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을 이유로 ‘장관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임명에 반대하고 있으나,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은 능력과 자질이 증명됐다고 옹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2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현재 최고의 민생 과제는 계속 상승 중인 집값과 전셋값 문제를 해소하고 주거 안정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변 후보자는 시민단체, 교수,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을 역임하며 이론과 현장감을 갖춘 자질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망언 시리즈에서 드러난 의식의 천박함과 여러 기관운영 관련 비리에 비춰봤을 때 장관에 임명돼서는 안 된다”면서 “정책 방향도 실패한 김현미 장관의 정책을 답습·강화하는 마인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 역시 “일개 개인이 갖는 비하와 편견도 갈등과 차별의 원인이 되는데 하물며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역할을 하게 될 자가, 비하와 편견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사회에 파괴적이고 광범위하게 차별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청문회 과정과 국민들의 뜻을 종합해 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야권이 변 후보자에 대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의역 김군과 관련한 발언 등의 막말로 인한 것들인데, 경제 전문가들도 변 후보자에 대해선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진 않는 분위기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천지일보 2020.1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천지일보DB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단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변 후보자가 구상 중인 공급확대방안 중 서울시내 등의 역세권 고밀복합 개발은 교통 여건이 좋은 역세권에 높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어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린다는 방안은 환영을 받는 정책 중 하나다. 다만 인센티브 대가로 확보한 주택을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해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가 역세권 범위를 2022년까지 역 반경 250m에서 350m로 확대하고, 역세권 주택사업시 종(種)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올려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변 내정자가 취임한다면 이것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한때 검토했던 서울시내 주요 도로·철도 지하화 및 상부에 주택 건설 방안도 변 후보자가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하는데 변 후보자는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변 후보자는 개발에 따른 초과 이익을 공공이 적극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하는 터라 공급방안에 있어서도 시장에서는 냉담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변 후보자를 임명한다면 오히려 더 악수(惡手)가 되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단기적으로는 임대차3법을 대폭 완화해야 하는데, 변 후보자는 이걸 더 강화할 생각을 하고 있어 결국은 매물이 더 없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밀도 역세권 물량도 얼마 되지 않아 기대가 크지 않고, 재건축·재개발 규제는 절대 안 풀 것이고 더 강경할 것이다. 공공이익을 위한 세금이나 주택보유자들을 더 압박할 것이기에 김현미 장관보다 더할 것이다”고 혹평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김현미 장관보다는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정부의 정책은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다. LH·SH 사장을 역임해 주택공급에서 임대주택은 많이 늘릴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측면이 될 순 있지만, 토지공개념제도나 세금을 많이 거둬야 한다는 주장을 했던 사람”이라는 점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박운선 단국대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는 “변 후보자는 이론적이고 학술적인 비중은 크지만 현장의 실무경험은 거의 없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와 닿는 정책을 풀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임대주택 공급 위주로 갈 것으로 보이며, 도심재생이나 공공재건축과 재개발 촉진은 이뤄지지 않을까 조금 기대해본다”고 일부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변 후보는 도시재생 전문가다. 일시적인 부작용은 있겠지만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주고 정책의 일관성과 공급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준다면 부동산시장에서 집값 안정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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