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탄 전야인 24일 밤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아기 예수 구유 경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탄 전야인 24일 밤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아기 예수 구유 경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5

3대 종단 ‘성탄절’ 축하메시지 발표
“코로나19, 주님-세상겸해 섬긴 죄
통회 자복하고 주님께로 돌아가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기독교 최대 명절인 25일 성탄절을 맞아 종교계가 일제히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번 성탄절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맞는 성탄으로, 종교 지도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아기 예수의 빛을 따라 희망의 길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특히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자고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은 최악의 상황에 놓인 우리까지 언제나 사랑한다’는 성탄 전야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성탄절은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라며 “잘못된 생각을 하더라도, 일을 완전히 망쳐놓더라도 하느님은 당신을 계속해서 사랑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은 “주변이 어두워질수록 위로부터 오는 빛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며 “그분을 만나면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갈 힘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웃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사랑의 손길을 내밀자”고 당부했다.

30개 개신교단이 가입된 한국 개신교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 목사)은 “2020년 성탄절은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고,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전할 수 없는 언택트 상황이지만,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 안에서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영(靈)택트 성탄절을 만들어 보자”며 “분주함을 멈추고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를 주신 아기 예수를 만나는 고요하고 거룩한 성탄절 문화를 회복해 보자”고 제안했다.

39개 교단이 함께하는 보수 성향 개신교 연합기구 한국교회연합회(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는 주님의 공의와 평화를 담대히 선포하고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한국교회가 되자고 당부했다. 한교연은 “오늘 한국교회가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영적 호흡인 예배마저 빼앗기는 큰 위기에 빠지게 된 것도 돌이켜 보면 주님과 세상을 겸해서 섬기는 죄를 범했기 때문”이라며 “통회 자복하고 주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주님이 이 짙은 어둠의 세력을 물리쳐 주실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개신교 진보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코로나19와 함께 한국사회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 가져오는 분단과 냉전의 위기로 항시적인 불안에 휩싸인 채 사회분열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총체적 위기상황 속에서 세상을 향해 배타적 근본주의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다수의 한국교회로 인해 교회마저 존재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사회 속에서 교회가 그 존재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성찰과 회개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웃종교도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대 종파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인류에게 사랑과 평화의 가르침을 주신 예수님의 탄신을 축하한다”며 “짧은 편지나 전화 한 통화로 따뜻한 마음을 서로에게 전하고 나누는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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