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주악비천 장엄등 행렬 (출처: 뉴시스)
연등회. 주악비천 장엄등 행렬 (출처: 뉴시스)

 

아리랑, 강강술래, 판소리 등 총 21건 등재

‘연등회’ 종교 떠나 사랑받는 문화유산으로

중국 ‘김치 망언’ 무색케 한 한국 ‘김장문화’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중 하나인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는 지난 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 15차 회의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총 21건이 됐다.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해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우리나라 대표 불교행사인 연등회가 3년의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등재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연등회의 화합과 상호이해의 정신이 여러 국가에 공유돼 국가 간 갈등 해결에 영감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전통문화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에 따라 문화 다양성과 인류 창의성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종교를 떠나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각별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등회 특별전 전시실 전경 (제공 :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18
연등회 특별전 전시실 전경 (제공 :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18

또한 유네스코 등재를 축하하기 위해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채수희)은 연등회보존위원회(보존위원장 원행)와 함께 18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천 갈래의 빛, 연등회(燃燈會)’ 특별전을 국립무형유산원(전북 전주시)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된 ‘연등회’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돼 불교 전파와 함께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 통일신라에 전해졌다. 이후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때로는 국가 의례로 때로는 민간의 세시 명절로 우리와 함께했고, 오늘날 온 국민은 물론 외국인까지 참여하는 문화축제가 됐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에 이어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렇다면 ‘연등회’ 외에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무형문화유산’이란, 각 공동체에서 자신들의 환경, 자연, 역사의 영향 속에서 끊임없이 창조해 온 모든 지식과 기술, 공연예술, 문화적 표현을 이르는 말이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관심을 갖고 2003년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을 채택해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강강술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기절기인 설, 대보름, 단오, 백중, 추석, 9월 중구 밤에 연행됐으며 특히 추석날 밤에 대대적으로 행해졌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18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강강술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기절기인 설, 대보름, 단오, 백중, 추석, 9월 중구 밤에 연행됐으며 특히 추석날 밤에 대대적으로 행해졌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18

2020년 12월 현재 유네스코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는 연등회(2020)를 포함해 총 21건으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2009), 남사당놀이(2009), 영산재(2009), 제주칠머리당 영등굿(2009), 처용무(2009), 가곡(2010), 대목장(2010), 매사냥(2010), 줄타기(2011), 택견(2011), 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 씨름(2018)이 있다.

이 중 ‘강강술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기절기인 설, 대보름, 단오, 백중, 추석, 9월 중구 밤에 연행됐으며 특히 추석날 밤에 대대적으로 강강술래가 행해졌다. 강강술래는 노래, 무용, 음악이 삼위일체의 형태로 이루어진 원시종합예술이다.

춤을 추는 여성들 중 노래를 잘하는 한 사람이 설소리를 하면 모든 사람들이 뒷소리를 받는 선후창의 형태로 노래되며, 노랫소리에 맞춰 많은 여성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춤을 춘다. 또한 밤을 새워가며 가사를 바꾸어 부르는 노랫말은 여성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민중의 시로서 문학성이 풍부한 구비문학이기도 하다.

2005년 등재된 ‘강릉단오제’는 단옷날을 전후해 행해진 강원도 강릉 지방의 향토 제례의식이다. 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높은 날’ 또는 ‘신 날’이라는 뜻의 수릿날이라고 부르는 날이다. 강릉단오제는 숫자 5가 두 번 겹치는 음력 5월 5일 수릿날의 전통을 계승한 축제다.

천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강릉단오제는 민중의 역사와 삶이 녹아있는 전통축제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으며, 무엇보다 한국의 대표적 전통신앙인 유교, 무속, 불교, 도교를 정신적 배경으로 해 다양한 의례와 공연이 있는데 이를 형성하는 음악과 춤, 문학, 연극, 공예 등은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준다.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채소 발효 식품으로 한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독특한 저장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가득 담긴 음식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국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18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채소 발효 식품으로 한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독특한 저장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가득 담긴 음식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국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18

최근 중국 관영언론이 ‘파오차이’를 국제표준으로 정하면서 한국 김치도 파오차이에 해당하므로 이젠 중국이 김치산업의 세계 표준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친 일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김치는 엄연히 한국의 대표적인 채소 발효 식품으로 한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독특한 저장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가득 담긴 음식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국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반도 전역에서 행해지는 김장의 기원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문헌상으로는 고려시대의 이규보(1168~1241)가 쓴 시에 ‘무를 장에 담그거나, 소금에 절인다’는 내용으로 김장에 언급돼 있다. 또한 지금과 같이 김치를 초겨울에 김장한 기록은 19세기 문헌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은 ‘아리랑’ 또는 그와 유사한 발음의 어휘가 들어 있는 후렴을 규칙적으로, 또는 간헐적으로 띄엄띄엄 부르는 한 무리의 노래로,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광범위하게 전승되고 재창조되고 있다는 점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라는 후렴구만 들어가면 누구나 쉽게 만들어 부를 수 있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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