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3월 말레이시아 세팡 경찰서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 혐의로 체포된 북한 용의자 리정철이 석방되고 있다(출처: 뉴시스)
지난 2017년 3월 말레이시아 세팡 경찰서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 혐의로 체포된 북한 용의자 리정철이 석방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용의자 가운데 주역인 리정철이 대북 물자 조달 활동을 벌이면서 국제 제재를 회피한 활동을 했다는 영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왕립합동연구소(RUSI)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프로젝트 사암 보고서 : 리정철 파일’을 통해 지난 2017년 리정철이 김정남 암살 관련 혐의로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될 당시 당국이 몰수한 전자기기 추출 자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RUSI는 리정철이 북한과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지난 2016년 9월 27일부터 2017년 2월 17일 체포까지 수행한 기록을 입수했다. 또한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돼 북한으로 돌아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가 활동을 재개했다.

리정철은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 당시 다른 용의자 4명의 범행준비 등을 도운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지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같은 해 3월 풀려났다.

RUSI는 리정철은 2015년 8월부터 1년 동안 유령 회사를 설립한 뒤 미 금융망에 접근해 자금을 세탁하고 불법 금융거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북한 내 고객을 대신해 미 은행과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리정철의 말레이시아 체류 당시 행적 등을 근거로 그가 북한의 해외 무역상으로 전 세계 대북 물자 조달망의 중요한 일원으로 활동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서 부인과 딸, 아들과 고급 아파트에 머물렀고, 딸이 말레시이사 현지 대학에 다니기도 했다며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시 도주를 막기 위해 가족을 북한에 남기는 관행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전했다.

RUSI는 리정철은 북한의 조선신광경제무역총회사, 조선봉화무역총회사를 대표해 인터넷 거래 시스템을 활용, 외국 물품 조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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