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천지일보DB
혈액. ⓒ천지일보DB

영국이 헌혈권 보장 차원에서 내년부터 동성애와 양성애 남성에 대한 헌혈 제한 조치를 풀기로 했다.

통상 동성애 및 양성애 남성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옮길 위험이 있어 국가마다 헌혈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

1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혈액 및 이식(NHSBT) 서비스는 내년 여름부터 다른 남성과 오래 지속하는 관계를 맺고 있는 남성의 헌혈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동성애나 양성애 남성은 최근 3개월간 성관계를 맺지 않았을 경우에만 헌혈을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이같은 제한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 명의 파트너를 갖고 있고, 이 파트너와 3개월 이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혈액을 기부할 수 있다.

만약 한 명 이상의 성관계 파트너를 두거나, 최근 3개월 이내 새 파트너를 만났다면 항문 성교를 하지 않아야만 헌혈이 가능하다.

항문성교는 성병 감염 위험이 가장 큰 성적 행위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영국 보건부에 조언하는 혈액안전자문위원회는 혈액 기부와 성적 행위의 연관성에 관한 최신 증거를 검토한 결과 이같은 변화를 권고했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이러한 정책 변화는 "성적 선호가 아닌 개인의 행동에 따라 (헌혈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헌혈 관련 획기적인 변화이자 안전한 조치"라며 "더욱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자 등의 헌혈권 보장 확대를 요구해온 시민단체 등도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헌혈할 자유'(FreedomToDonate) 측은 "선구적인 새로운 정책을 환영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정하게 생명을 살리는 혈액 선물을 줄 수 있게 된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영국은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에 대한 평생 헌혈 금지 조치를 지속하다가 2011년부터 12개월 동안 성관계를 갖지 않은 경우 헌혈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완화했다.

이어 2017년부터는 최근 3개월 이내 성관계를 갖지 않은 이들로 대상을 확대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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