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방영된 드라마 포스터(출처: SBS, tvN, JTBC)
2020년에 방영된 드라마 포스터(출처: SBS, tvN, JTBC)

시즌제 드라마의 연이은 성공

지상파에서 사랑 받은 SBS

케이블, 다양한 장르 선보여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어느덧 2020년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올해를 되돌아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년이 없어졌다”고 할 만큼 우리의 사회는 공포와 불안으로 얼룩져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우리를 울고 웃게 한 것이 있으니 바로 ‘드라마’. 올해는 과연 어떤 드라마가 코로나19 속에서도 우리의 삶에 찾아와 즐겁게 했는지 알아보자.

2020년에 방영된 시즌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비밀의 숲2, 슬기로운 의사생활(출처: SBS, tvN)
2020년에 방영된 시즌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비밀의 숲2, 슬기로운 의사생활(출처: SBS, tvN)

◆ 팬들이 기다린 시즌제 드라마

많지는 않았지만 시즌 드라마가 올해 두드러졌다. 올해 초에 방영된 SBS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김사부)2’는 첫 회부터 시청률 14.9%로 시작해 27.1%로 막을 내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사부2는 지난 2016년 한석규·유연석·서현진이 출연했던 김사부1의 후속작이다. 지방의 돌담병원 속 ‘괴짜 천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 넘치는 의사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의 이야기를 담았던 김사부1은 첫 회 시청률 9.5%로 시작해 마지막 20회는 27.6%의 어마어마한 시청률을 보여주면서 화제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았던 드라마였다. 이에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만들어진 김사부2는 올해 SBS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유하고 있다. 한석규는 지난 김사부1로 그해 SBS 연기대상을 받았으며 올해도 김사부2로 연기대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에서 김사부가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시즌제로 만들어졌다면 케이블에서는 tvN ‘비밀의 숲(비숲)’이 지난 2017년에 이어 3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당시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비숲1’은 검찰 내부를 파헤쳤고 시즌2는 이를 넘어 검찰과 경찰의 대립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황시목(조승우)과 한여진(배두나)의 공조는 검·경의 대립 속에서 더욱 빛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지난 시즌보다 약 3%p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다.

앞서 두 작품이 시청자들의 염원으로 시즌2가 제작됐다면 제작부터 시즌제를 바라보고 만들어진 드라마도 있다. 바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성공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콤비는 슬의생에서도 큰 자극 없이 순한맛 힐링 작품을 만들어냈다. 주인공 의사 5명(99즈)의 이야기 외에도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양하게 꾸민 슬의생은 주 1회 방영, 90분 편성이라는 파격적인 편성표로도 시선을 끌었다. 12회로 종영된 슬의생은 2021년 6월 방영을 목표로 시즌2가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펜트하우스, 더 킹: 영원의 군주, 굿캐스팅, 하이에나(출처: SBS)
2020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펜트하우스, 더 킹: 영원의 군주, 굿캐스팅, 하이에나(출처: SBS)

◆ 지상파 드라마 왕좌, SBS

올해 지상파에서 드라마 왕좌에 오른 곳은 SBS다. 김사부2로 올해 막을 연 SBS는 하이에나, 굿캐스팅, 더 킹: 영원의 군주(더킹)에 이어 지금 방영되고 있는 펜트하우스까지 화제성과 시청률을 갖추며 KBS2와 MBC를 따돌렸다. 4년 만에 안방 복귀한 김혜수는 하이에나에서 정금자 역을 맡아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안겼고, 방송 외에 정금자 SNS를 만들면서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4~6월은 SBS 드라마의 시대였다. 월화에는 여성 국정원의 이야기를 담은 굿캐스팅이 인기를 끌었고 주말에는 방영 전부터 화제작으로 시선을 모았던 더킹이 함께했다. 다만 두 작품 호평과 혹평이 오가면서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했다. 굿캐스팅은 화려한 액션과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작품 설명 등 연출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호평을 받았으나 국정원의 이야기를 담았음에도 국정요원들의 부실한 작전 수행과 개연성이 떨어지는 러브라인 등의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킹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은숙’이라는 작가와 이민호, 김고은 주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뚜껑을 여니 참담하다고 할 만큼 부족한 개연성과 PPL의 향연은 시청자들을 힘들게 했다. 그래서 두 작품 모두 초반에는 두 자리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한 자리 시청률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SBS는 현재 매운맛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로 올해 드라마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KBS2와 MBC는 한 자리 시청률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나마 KBS2는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와 저녁 일일드라마 ‘위험한 약속’으로 겨우 체면치레에 성공했으나 MBC의 경우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두 자리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한 작품도 없다.

2020년 tvN과 JTBC에서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출처: tvN, JTBC)
2020년 tvN과 JTBC에서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출처: tvN, JTBC)

◆ 대세 채널이 된 tvN과 JTBC

케이블에서는 tvN과 JTBC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tvN의 경우 2월에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이 21.7%로 대박을 치면서 한 해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바통을 이은 것은 JTBC 부부의 세계. 스카이캐슬 이후 무려 28.4%의 전무후무한 시청률을 기록한 부부의 세계는 불륜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벗고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tvN은 한 해 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힐링드라마로 안방의 따뜻함을 전해준 슬의생과 김수현의 복귀작이자 서예지와 오정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사이코지만 괜찮아’, 청춘들의 사랑과 열정을 담은 ‘청춘기록’과 ‘스타트업’은 숱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스타트업에 출연한 김선호는 ‘인생 캐릭터’ 한지평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또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산후조리원’은 아름답게만 여겨졌던 출산의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렀다.

JTBC는 부부의 세계 방영 전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이태원 클라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태원 신드롬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모두가 사랑을 받았던 이태원 클라쓰는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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