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야생조류 AI 확진된 다음날인 지난 4일 전북 부안군 동진강 일대에 야생조류들이 떼로 몰려 있다. ⓒ천지일보 2020.12.5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야생조류 AI가 확진된 전북 부안군 동진강 일대에 야생조류들이 떼로 몰려 있다. ⓒ천지일보 2020.12.9

전라·경북·충북·경기 확진

AI 대유행 조짐 우려

2014년과 비교해 광범위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전국 각지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경북 상주 산란계 농장, 전남 영남 육용오리 농장, 경기 여주 산란계 농장에서 연속 발생한 데 이어 지난 7일 충북 음성의 메추리 농장에서도 확진됐다. 또 9일 전남 나주 육용오리 농장과 순천, 서천, 이천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및 경기 여주 메추리 농장에서도 추가 확진됐다.

특히 이전까지 AI는 철새 도래지가 많은 서해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다 내륙으로 퍼지는 확산 유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국 곳곳에서 확진되고 있어 확산세를 예측하기 더 어려운 모양새다.

방역 당국은 올해 AI에 대해 지금까지 AI가 발생한 농장 간의 연관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것과 사료 운반 차량이나 달걀·육계를 실어 가는 차량이 이들 농장을 경유한 적이 없다는 점을 보고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의 분변이 농장에 유입되면서 AI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는 지난 10월 21일 충남 천안 봉강천을 시작으로 강원, 경기, 충남, 전북, 제주에서 철새나 분변에서 22건의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지난 11월 하순을 기준으로 작년보다 64% 증가한 95만 마리의 철새가 국내에 도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AI 대유행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방역소독차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고자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제공: 여주시) ⓒ천지일보 2020.12.7
방역소독차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고자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제공: 여주시) ⓒ천지일보 2020.12.9

방역 당국은 전파 양상을 분석한 뒤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닭은 AI에 감염되면 곧바로 폐사하지만, 오리는 다르다. 오리는 갑자기 폐사하는 경우가 드물며 감염사실을 제때 알 수 없고 바이러스 배출량도 많아 감염우려가 더 크다. 따라서 오리농장 사육을 중단하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오리농장을 통째로 틀어막았다고 안심할 수도 없이 AI가 메추리 농장을 습격했다.

가금류 농장에 철새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시야를 교란하는 레이저와 초음파를 발사하는 독수리 모형의 장비, 카바이드 폭음기까지 사용했다. 또 진입로와 울타리, 축사 입구 등 생석회와 방역을 진행했지만, 감염원을 100% 차단하긴 부족했다.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야생조류 AI 확진된 다음날인 4일 전북 부안군 백산면 인근에 설치된 가축바역 이동 통제초소. ⓒ천지일보 2020.12.5
[천지일보 부안=김도은 기자] 야생조류 AI 확진된 다음날인 4일 전북 부안군 백산면 인근에 설치된 가축바역 이동 통제초소. ⓒ천지일보 2020.12.5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전국 가금농장에서 특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축사 출입을 최소화하고 장화 갈아 신기, 방문 축산차량의 소독필증 확인 등 기본 방역조치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철새서식지를 방문할 때 반드시 위생을 철저히 하고, 야생 조류가 죽어있는걸 본다면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자체와 연합해 AI 바이러스가 곳곳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5∼6마리의 닭·오리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에 대해 미리 살처분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올해 AI는 최악의 피해를 가져왔던 지난 2014년 발생한 AI와 비교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월 전북 고창군 종오리 농장에서 시작한 AI는 충청도를 거쳐 1월 28일 전남 영암 오리농장까지 12일 사이에 13건이 발생했다. 특히 5월말까지 전국 70여 개 시·군에서 530여개 농장에서 닭과 오리 1400여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피해액만 1800억원이 넘었다.

초기 발생 속도는 2014년 AI가 빨랐다. 그러나 발생지역은 이번 AI가 더 광범위하기에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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