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월 모평보다 난이도 평이한 편”
가림막 때문에 시험 응시에 어려움 겪어
“마스크 때문에 숨쉬기 힘들어 두통 앓아”
“칸막이 있어도 방역 제대로 안될까 불안”
시험 끝난 수험생 격려하는 학부모 가득
[천지일보=이수정·황해연 기자, 홍보영 인턴기자] “우리 딸, 고생했어. 그동안 고생 많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날인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는 시험을 끝내고 나오는 수험생들을 향해 학부모들이 격려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일부 학부모는 수험생 자녀에게 줄 따뜻한 음료를 갖고 교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있었다.
수험생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교문 앞에서 일렬로 줄을 선 채 자녀가 나오기를 바라며 애타는 표정을 지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대체로 6월, 9월 모의평가(모평)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설치한 칸막이 때문에 시험 칠 때 불편함이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영등포여고에 재학 중인 장은서(19)양은 “EBS와 연계된 문제가 많이 나와서 난이도가 괜찮았던 것 같다”며 “다만 마스크 착용 때문에 숨 쉬는 것이 힘들어 머리가 많이 아팠다”고 밝혔다.
오류고에 재학 중인 이도영(19)양은 “6월, 9월 모평보다는 좀 쉬웠다”며 “수능 끝나고 가장 먼저 운전면허를 따고 싶다”고 기쁨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와 같이 수험장을 빠져나온 박현희(19, 구일고)양은 “칸막이 때문에 시계가 책상 위에 자꾸 떨어지려 해서 불안했다”고 말하면서 “칸막이를 해도 쉬는 시간이 애들이 막 돌아다녀서 방역이 제대로 된 것 같지 않아 걱정된다”고 했다.
경임고에 재학 중인 이수진(19)양은 “패딩 입고 시험 쳤는데 가림막 때문에 공간이 부족해 시험 칠 때 불편했다”며 “특히 점심시간 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할까 봐 눈치 보면서 밥먹었다”고 시험 칠 당시 어려움을 토로했다.
재수생인 박상희(20, 여, 서울 구로구)씨도 “책상 공간이 칸막이 때문에 (시험지 놓을 공간이) 작아져서 좀 힘들었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수능을 끝내고 온 자녀들을 향해 학부모들은 아낌없는 격려와 위로를 보냈다.
교문 밖에서 기다리던 학부모 이수연(가명, 여)씨는 “시국이 안 좋은데 시험 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한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걱정은 되는데 딸이 확진의 우려가 있다면 격리됐을 텐데 아무 일이 없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윤지현(53, 여, 서울 구로구)씨는 “딸의 고생이 끝나서 마음이 편안하다”며 “예전에 아들이 수능 본 경험이 있어서 첫 번째보다는 담담하고 편한 것 같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윤씨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누구나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시험이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니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수험생 동생을 둔 이석훈(가명, 23, 남)씨는 “동생이 수능도 치고 이제 어른이 다 됐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른에 한 발짝 가까워진 것을 축하하고 그동안 수능 준비한다고 수고했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