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8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부경남 지역에 밤새 최고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자 진주시 소재 남강댐이 수문 15개를 개방하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는 지난 7일 새벽 4시부터 진주 본류 방면으로 남강댐 수문 3개소에서 초당 600톤을, 사천만 방면으로 수문 12개소에서 초당 5400t을 방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8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8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부경남 지역에 밤새 최고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자 진주시 소재 남강댐이 수문 15개를 개방하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한국수자원공사 남강지사는 지난 7일 새벽 4시부터 진주 본류 방면으로 남강댐 수문 3개소에서 초당 600톤을, 사천만 방면으로 수문 12개소에서 초당 5400t을 방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8

하천설계빈도 200년→500년

도심 침수우려지역 관리강화

재해의연금 상한액 상향조정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올해 기록적인 장마로 강수 피해가 심각했던 것과 관련해 정부가 500년에 한 번 내릴만한 강우를 버틸 수 있도록 댐과 하천의 설계빈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재난 대응체계를 구축함은 물론 재해로 인한 사망 때 지급되는 의연금 상한액도 2배로 올리는 등 피해 복구와 관련한 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풍수해 대응 혁신 종합대책’을 2일 발표했다.

앞서 행안부는 올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큰 피해가 발생하자 환경부·국토교통부·산림청·기상청 등 16개 부처가 참여하는 ‘풍수해 대응 혁신 추진단’을 조직하고 대책을 마련해왔다. 이번 대책은 구체적으로 ▲댐·하천 안전 강화 ▲급경사지 붕괴 방지 ▲도시 침수 예방 ▲재난 대응체계 개선 ▲피해복구 지원 강화 등 5대 추진전략으로 구성됐다.

◆댐·하천의 홍수 방어능력 상향

먼저 정부는 댐과 하천의 설계빈도를 상향하고, 홍수에 대한 방어 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유역별로 증가하는 홍수량 가중치를 산출하고 댐·하천 설계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하천의 설계빈도는 현행 100∼200년에서 500년으로 상향된다.

설계빈도란 일정기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의 강수량을 해결할 수 있는 용량으로 댐과 하천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설계빈도가 200년이면 지나온 200년 중 하루 동안 기록한 최대 강수량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함을 의미한다.

그간 설계빈도는 200년으로 설정해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과거 200년을 뛰어넘는 폭우가 일상화될 조짐이 있어 정부는 설계빈도를 500년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하천의 홍수특보지점은 오는 2025년까지 65곳에서 218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지성 돌발홍수 예측을 위한 소형 강우레이더도 7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홍수예보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다목적댐의 홍수기 제한 수위도 하향 조정된다. 홍수기 제한 수위는 홍수에 대비해 댐 수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제한하는 것인데 이를 낮추면 더 많은 양의 빗물을 담아둘 수 있다. 정부는 섬진강댐부터 홍수기 제한 수위를 1.1~2.5m로 하향 조정해 시범 운영한다. 이를 통해 홍수 조절 용량이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댐 방류 시 하류 지역의 주민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사전 예고제도 도입한다. 기존에는 3시간 전 방류계획을 통보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방류 가능성을 1~2일 전 사전 예고하게 된다.

◆급경사지 붕괴 경보 시스템 구축

산사태 우려지역 관리도 강화된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위험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등 관리체계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산지 개발 재해 위험성 검토 대상은 2만㎡ 이상에서 660㎡ 이상으로 대폭 확대된다. 무분별한 산지 개발로 인한 산사태 위험을 낮추기 위함이다.

태양광 시설 설치 사업의 경우 면적과 관계없이 재해 위험성 검토를 받아야만 한다. 또 정부는 산지와 급경사지, 도로 비탈면 등 붕괴 위험 지역에 대해 ‘IoT 기반’ 관측 장비를 확충해 조기경보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지하차도 자동통제시스템 마련

도심 침수우려 지역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상습 침수지역의 경우 현행 10~30년이었던 하수관로 설계빈도가 30~50년으로 상향 조정된다. 또한 펌프장·하수도·하천 등 종합 정비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선 마을단위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풍수해 예방을 위한 정비 사업이 부처별 단위 사업 위주로 추진됨에 따라 방재시설 간 연계가 미흡하고 사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방사업을 지역 단위 생활권 중심으로 전환하고 종합정비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하차도나 둔치주차장 등 침수 위험시설에 대해선 자동 통제시스템이 구축할 계획이다. 자동 통제시스템이 구축되면 수위 측정 장치에 의해 차단시설이 자동으로 작동하고, 통제 상황도 관리자 등에게 바로 전파된다.

◆‘기상예보체계 고도화’ 대응 개선

정부는 첨단 ICT를 활용한 상황관리시스템·기상예보체계 고도화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전국 단일 재난안전통신망 및 지리정보시스템(GIS) 상황판을 활용해 유관기관 간 재난 현장 정보 공유·전파체계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자치단체의 기상관측장비 관리를 통합하고, 고해상도 시공간 통합형 수치예보 모델을 오는 2026년까지 개발해 촘촘하고 정확한 기상 감시·예측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피해복구 재정지원도 강화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지원도 강화된다. 재난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의연금 지급 상한액이 사망 시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풍수해보험료 국비 지원율은 기존 52.5%에서 70%로 올라간다. 보험가입 소상공인이 지원 사업을 신청하면 가점을 부여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또한 정부는 피해지역에 대한 신속한 국고 지원을 위해 올해 처음 시행한 ‘특별재난지역 우선 선포(소요 기간 2주 이상→1주)’를 제도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난 수습에 필요한 자원의 신속한 동원을 위해 디지털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민간 복구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재난관리 지원기업 지정제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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