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문제를 놓고 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명도집행이 시작된 26일 새벽 교회 쪽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이 연기는 철거 과정에서 던져진 화염병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교회 측과 용역 측의 책임 공방이 있다. 사진은 연기가 나는 사랑제일교회 인근 모습. (출처: 연합뉴스)
철거 문제를 놓고 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명도집행이 시작된 26일 새벽 교회 쪽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이 연기는 철거 과정에서 던져진 화염병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교회 측과 용역 측의 책임 공방이 있다. 사진은 연기가 나는 사랑제일교회 인근 모습. (출처: 연합뉴스)

경찰 “증거 확보… 분석 중”

영상엔 신도가 던지는 모습

교회가 ‘거짓말’한단 비판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3차 명도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화염병 투척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교회 측은 “화염병은 신도가 아닌, 용역 업체가 던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미 경찰은 교회 신도 중 일부가 물건을 던지고, 이 과정에서 화염병 등 위험물질까지 사용한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교회 측 주장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사랑제일교회 공동변호인단은 27일 유튜브 너알아TV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조합과 경찰은 언론을 동원해 오히려 교회 측이 화염병을 사용했다고 하는 등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단은 “깡패용역들은 주변 건물 옥상에서 기와장을 교회 주차장·건물에 집어던져 교회기물을 파손했을 뿐 아니라 포크레인을 동원해 교회 진입로에 주차된 차량을 의도적으로 다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조합의 불법폭력 집행에 대해선 눈을 감고 막심한 피해를 입은 성도들에 대한 처벌을 시도한다는 점”이라며 “결국 이러한 경찰의 행위는 전광훈 목사의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경찰이 정권 하수인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조합이 동원한 깡패용역이 폭력행위를 통해 성도들에게 끼친 중상해, 포크레인과 쇠파이프, 기와장, 화염병을 동원해 교회와 성도 차량을 파괴한 행위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뿐 아니라 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죄로 고발하는 한편 용역을 동원한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랑제일교회 “563억 달라”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장위10구역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8년부터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해 현재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 주민들은 떠난 상태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 82억원의 7배가 넘는 563억원을 요구했다. 무리한 보상금이라 판단한 조합 측은 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재개발조합 측은 법원의 판결 이후 지난 6월 두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신도들과 충돌하면서 모두 실패했다.

2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철거가 집행된 가운데 교회 앞 승용차에 불이 붙어있다. (출처:유튜브 우파삼촌TV 캡처)
2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철거가 집행된 가운데 교회 앞 승용차에 불이 붙어있다. (출처:유튜브 우파삼촌TV 캡처)

지난 26일 오전 1시부터 서울북부지법의 집행인력 570명이 동원돼 사랑제일교회 시설 등에 대한 3차 강제집행에 나섰지만 역시 신도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신도들은 교회 길목에 버스 등 차량을 세우고, 의자 등을 이용해 교회 입구를 봉쇄하며 집행인력의 진입을 막아섰고, 일부 신도들은 몸에 휘발유를 뿌리거나, 화염병을 던지며 강경하게 대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일부 방송에서는 신도들이 화염병 수십개를 쌓아 놓고, 직접 던지는 모습까지 영상에 잡혔다. 뿐만 아니라 사랑제일교회 철거 상황을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어떤 교인이 화염병을 던져 불이 크게 나서 소방차도 왔다”고 증언하면서 일각에선 사랑제일교회 측 주장이 거짓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은 명도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화염병 투척을 불법 행위로 간주하고 영상을 입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 조합-사랑제일교회, 협상 이뤄질까

3차 강제집행 이후 재개발 조합 측은 사랑제일교회와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30일 재개발조합장 장모씨는 지난 26일 3차 강제집행이 중단된 직후 조합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달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차후 집행이든 협상이든 최선을 다해 처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달 총회에서 선출된 뒤 “100번이고 철거를 시도할 것”이라고 공언해 온 조합장이 처음으로 ‘협상’을 언급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강제집행에 대한 신도들의 반발이 거센 데다, 법률상 동절기인 12∼2월에는 명도집행이 어려워진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랑제일교회와 조합 간 철거 보상금이나 ‘대토(기존 토지 소유자에게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한 토지를 제공하는 보상 방식)’등을 둘러싼 이견이 커 협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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