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창터1길 28-1 소재 공민왕사당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1일이면 공민왕사당제가 열린다. 사진은 공민왕과 왕비(노국공주) 영정 앞에 제사상이 차려져 있다.ⓒ천지일보 2020.11.25
서울 마포구 창터1길 28-1 소재 공민왕사당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1일이면 공민왕사당제가 열린다. 사진은 공민왕과 왕비(노국공주) 영정 앞에 제사상이 차려져 있다.ⓒ천지일보 2020.11.25

유동균 마포구청장 “문화가 살아숨쉬는 동네로 만들 것”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서울시 마포구 태창터(창전동) 뒤 와우산 동남쪽 산기슭 오래된 느티나무에 둘려 쌓여 있는 공민왕사당. 매년 음력 10월 1일이면 이곳에서 마포문화원(원장 최병길)이 주최하고 공민왕사당제 봉행추진위원회 주관으로 공민왕사당제가 열린다. 공민왕의 넋을 기리고 주민안녕과 안전을 기원하는 문화행사다.

공민왕사당제는 마포구(구청장 유동균)가 지역문화를 보존하고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개최해오고 있으며, 공민왕사당은 지역문화 창달과 구민의 애향심 고치 및 살아있는 역사체험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마포문화원과 위원회에 따르면 공민왕(1330~1374)은 고려 제31대왕으로 이름은 전, 처음 이름은 기(祺)다. 호는 이재, 익당으로 충숙왕과 공원왕후 홍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충정왕 1년(1349) 원나라 위왕의 딸 노국대장공주를 왕비로 삼았으며, 고려 후기 반원자주정책으로 개혁정치에 앞장선 인물이다.

공민왕은 화가로도 유명하며, 재위 시 현재 사당이 있는 이곳의 한 정자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시화를 즐겼다고 한다.
 

서울시 마포구 태창터(창전동) 뒤 와우산 동남쪽 산기슭 오래된 느티나무에 둘려 쌓여 있는 공민왕사당 ⓒ천지일보 2020.11.26
서울시 마포구 태창터(창전동) 뒤 와우산 동남쪽 산기슭 오래된 느티나무에 둘려 쌓여 있는 공민왕사당 ⓒ천지일보 2020.11.26

조선시대 지리적 여건으로 이곳 서강이 농산물의 집산지로 발달하게 돼 조정에서는 이 일대에 광흥창을 짓는다. 그 공사 중에 공민왕의 영령이 마을의 노인에게 현명하여 “여기는 나의 정기가 서린 곳이니 사당을 짓고 봉제하라. 그러면 번창하리라”고 하여 사당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제사가 소홀하거나 부정한 일이 있으면 창고에 화재가 나는 등 재앙이 뒤따라 매년 음력 10월 초하룻날 정성껏 사당제례를 봉행하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6.25전쟁 당시 파괴된 것을 전쟁직후 주민들에 의해 새로 건축된 것이며, 사료로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3월 등록문화재로(국가등록문화재 제231호) 지정됐다. 신당 안에는 공민왕과 그의 비인 노국공주, 왕을 호위하는 충신 최영 장군의 영정과 왕자, 공주, 옹주 등의 화상이 있으며, 사당 앞에는 신당우물이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70년대까지 사용했다.

구전돼오는 이야기로는 공민왕 때 왜구의 침입이 시작돼 이들에게 크게 시달려왔던 탓인지 몰라도 그 당시 교역차 이곳에 머물렀던 일본인 36명이 공민왕의 진노로 인해 식중독에 걸려 죽은 사실이 있었고, 일제 때 이곳을 말을 타고 지나던 일본사람이 갑자기 말발굽이 땅에 붙어버려 움직이지 못하자 당황해 칼로 말의 목을 베어죽이고 허둥지둥 이곳을 도망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러한 소문이 퍼졌는지 이곳 신당 부근 서강동에는 일본인이 살지 못했다고 하며, 또 사당 앞에 있는 신당우물은 제사가 소홀하면 우물의 색깔이 탁해지는 모습을 보여 상수동의 당우물, 해우물과 더불어 서강3대 우물로 유명했다.

공민왕사당 내 충신 최영 장군의 영정이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공민왕사당 내 충신 최영 장군의 영정이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현재 제례와 진설은 조선 세종 때부터 만들기 시작해 세조 때 완성하고 영조 때 수정돼 오늘날 종묘제례 등 국가제례의 기본이 된 ‘국조오례의’에 의해 충실히 지내고 있으며, 마포문화원과 와우공민왕사당제보존회가 주관한다.

순수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4명의 헌관(최병길, 남진호, 김종선, 류보현)과 9명의 집사(전운경, 이범환, 박석태, 이재석, 장영섭, 한성훈, 윤남진, 조규식, 김경배)에 의해 사당제가 봉행돼 제례자치를 실현하고 있으며, 전운경(전 서강동 주민자치위원장)씨가 집례를 맡고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그 지역의 문화는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 구에서는 문화행사에 예산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는 방송, 문화와 관련된 책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며,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동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음력 10월 1일인 지난 15일 공민왕사당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음력 10월 1일인 지난 15일 공민왕사당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음력 10월 1일인 지난 15일 공민왕사당제가 열린 가운데 유동균 마포구청장(왼쪽 3번째), 김석환 김석환 ㈔충효예문화운동본부 공동총재(오른쪽 3번째)를 비롯해 헌관, 집사 등 제례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음력 10월 1일인 지난 15일 공민왕사당제가 열린 가운데 유동균 마포구청장(왼쪽 3번째), 김석환 김석환 ㈔충효예문화운동본부 공동총재(오른쪽 3번째)를 비롯해 헌관, 집사 등 제례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음력 10월 1일인 지난 15일 공민왕사당제가 열린 가운데 오른쪽부터 유동균 마포구청장, 최병길 마포문화원장, 전운경 집례관, 김석환 ㈔충효예문화운동본부 공동총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음력 10월 1일인 지난 15일 공민왕사당제가 열린 가운데 오른쪽부터 유동균 마포구청장, 최병길 마포문화원장, 전운경 집례관, 김석환 ㈔충효예문화운동본부 공동총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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