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하는 등 외교안보팀 진용을 공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했다. 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하는 등 외교안보팀 진용을 공개했다.

미 언론 "아웃사이더 앉힌 트럼프 모델 거부, 전문성·다양성 우선시"

'동맹 복원 통한 미 리더십 회복' 강조 바이든, 외교안보 중심 첫 인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내각 및 백악관 주요 직책 인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로부터 급선회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이 지명한 안보 및 외교 분야 관료의 면면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반대로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CNN방송은 이번 인선을 "트럼피즘(트럼프 대통령의 정치행태)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로 규정하고, 정치적 명망보다 전문성을 중시하고 다양성을 우선시했다고 평했다.

기성 정치권의 '아웃사이더'로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외부 인사와 측근을 대거 기용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직업 관료와 전문가를 중용한다는 것이다.

국무부 장관에 지명된 토니 블링컨이나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는 누구나 아는 이름은 아니지만 모두 자신이 맡을 부처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췄다고 CNN은 전했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기후특사로 임명한 것도 지구온난화를 거짓말로 규정하고 미국을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시킨 기후변화 부정론자 트럼프 대통령과의 확연한 결별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CNN은 "자기 직무에 자격을 갖춘 사람을 기용하는 단순한 행위는 그 자체로 기부자, 우파 이데올로기 신봉자, 경험이 부족한 측근을 권력의 자리에 앉힌 트럼프 모델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비서실장 등 백악관 주요 인사 낙점은 발표했지만, 내각 발표는 전날 처음 이뤄졌다. 외교안보 분야를 첫 대상으로 삼은 것도 그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는지를 보여준다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면서 동맹과의 관계 복원을 통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강조해왔다.

AP통신은 "바이든은 내각 인선과 함께 트럼프로부터 급격한 변화의 신호를 보낸다"며 국제 동맹을 깎아내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서 극명한 변화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또 바이든 내각은 전문지식을 갖춘 베테랑 정책 입안자에게 의존하면서 보다 전통적인 통치 접근법으로 회귀하며 다수의 여성과 유색 인종을 포함해 다양성을 반영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정부와 그들이 운영할 기관에서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찬 행정부"라며 직업적 전문가인 이들의 귀환을 "커리어리스트들의 복수"라고 평했다.

폴리티코는 "그들은 순차적이고 꾸준하고 목적의식이 있으며 표준적인 정책 프로세스를 믿는다"며 충동적인 정책 입안은 아마도 끝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해온 인사를 대거 입각시켜 모든 정책을 뒤집는 이른바 'ABO'(Anything but Obama)에 나선 것과 비교해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공직 경험이 적은 인사를 외부 수혈하는 트럼프 대통령 방식과 달리 바이든 부통령은 풍부한 경험으로 단련된 관료와 전문가를 중시한다는 차이가 있다.

CNN은 특히 국무부 '내부자'인 블링컨 전 부장관의 장관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국무장관으로 정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아웃사이더' 렉스 틸러슨을 임명한 것과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고 짚었다.

CNN은 각료 중에서 블링컨을 맨 먼저 지명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트럼프가 '반(反)오바마'로 통치했다면 바이든은 '반트럼프'로 통치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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