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대새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6명으로 집계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새교회 예배당 입구에 “코로나로 잠정 폐쇄한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1.23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홍대새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6명으로 집계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새교회 예배당 입구에 “코로나로 잠정 폐쇄한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1.23

홍대새교회 76명 양성 판정

성가대 연습, 소모임 진행해

동작구 기도처에서도 13명

거리두기 완화, 방역에 영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또다시 종교모임이 감염병 확산의 진앙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한 기도시설에서 확진자 13명이 발생했다. 이곳 신도 A씨가 지난 18일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A씨와 관련된 1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를 포함해 7명이 신도고, 5명은 A씨의 가족, 2명은 A씨 가족의 동료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동작구 기도시설은 지하에 있어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예배가 끝난 뒤 신도들끼리 모여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 홍대새교회의 집단감염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이 교회에서는 23일 기준 총 76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첫확진자 발생 후 3일만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확진자로는 홍대새교회 신도가 53명, 신도 가족은 9명, 신도 지인 4명 등 66명이다. 인천, 시흥 등 타시도에서도 확진자가 각각 2명 발생해 2차 감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확진판정을 받은 신도 중 한명이 교사로 근무하는 동대문구 한 고등학교에서도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이 고등학교와 홍대새교회 간 감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동대문구 고등학교와 마포구 교회(홍대새교회) 관련’으로 묶어 분류중이다. 또 서울 중랑구에서는 홍대새교회 확진자와 접촉한 초등학생 한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홍대새교회 역학조사 결과, 해당 교회는 입구가 3곳 이상으로 관리가 어렵고 손소독제와 방역물품 비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예배당을 비롯해 유초등부·청년부 등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돼있어 환기나 관리가 상시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외에도 방역당국은 이 교회 신도들이 모여서 성가대 연습을 하고, 예배 후 소모임으로 간식이나 식사를 섭취한 것으로 확인, 추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홍대새교회 측은 그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사죄 메시지를 내왔던 교회들과 달리, 별도의 공식 입장이 없는 상태다.

지역에서도 종교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 벧엘기도원에서는 지난 14일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사흘 만에 기도원 방문자와 가족까지 총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음성군은 지역 내 모든 공공시설을 휴관하고 운영을 중단시킨 상태다. 

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다시 확산세를 보이게 된 것은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방역이 느슨해진 영향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7일부터 1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됐고, 좌석을 한 칸 띄우는 수준에서 대부분 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모임과 식사에 대해선 자제 권고만 내려졌다.

그 이전인 올해 8월 19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서울시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6일까지는 좌석 수 30% 이내 범위에서만 대면 예배가 가능했다. 두 기간 동안 소모임과 식사 등은 모두 금지됐다.

이런 가운데 24일부터 수도권 전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상향되면서 수도권에 있는 교회들은 오는 주일부터 예배 수용 인원을 30%에서 20%로 다시 조정해야 한다. 모임과 식사는 다시 전면 금지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식당과 사우나, 체육시설, 성가대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며 “평소 마스크를 잘 쓰다가도, 음주나 식사나 가까운 사람들과 소모임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기 때문에 누구도 안전한 장소가 없다. 마스크 벗는 것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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