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후보자추천위원회 2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후보자추천위원회 2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與 “오는 18일 3차 회의서 무조건 결론”

野 “자신이 만든 법 부인하는 자가당착”

여론 역풍 인식하면 법 개정 어려울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는 주말인 15일에도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장(공수처) 후보 추천을 놓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자 공수처법을 개정해서라도 출범을 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스스로 만든 법을 부인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4일 구두 논평에서 “18일로 예정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는 마지막이 돼야 한다”면서 “만약 18일 회의도 빈손으로 끝난다면 대안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수처법 통과 과정부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 이르기까지 국민의힘이 보여 준 태도를 생각하면 국민을 한없이 무시하는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를 반대하고 후보 검증이 필요하다는 야당의 비판을 핑계로 규정한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법사위 간사 등 법사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추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법사위 간사 등 법사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추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4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그 중요한 공수처를 헐레벌떡 납기일에 맞춰야 하는 말 못 할 사연이라도 있는 것인가”라며 “스스로 만든 법을 스스로 부인하려는 자가당착이자 초조함과 두려움의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방적인 여당의 독주 여건에도 최대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간 끌기가 아니라 권력에 굴하지 않는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무거운 고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여론의 역풍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18개의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고 부동산 3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민심의 역풍을 거세게 맞은 바 있다.

특히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여야 협치를 강조해온 상황에서 민주당의 독주로 인해 떠나간 중도층의 재이탈 우려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부터 공수처 출범을 반대해온 야당은 비토권을 이용해 출범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위헌적 기구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공수처의 위헌성은 사법부 판단에 맡기고 협상을 지속해왔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출범에 협조하는 대신 정부·여당이 현재 공석 상태인 특별감찰관, 북한 인권재단 이사도 임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어느 정도 협조를 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민심의 대거 이반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금융 그룹감독법 제정안) 등의 개혁 법안과 비쟁점 법안마저도 여야 합의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내년 3월 대표직을 사퇴하고 대선 가도를 달려야 하는 이 대표의 입장도 난처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처장 후보로 추천한 석동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공수처의 주된 수사 대상은 현 정부·여당의 실세들과 그 가족인 점은 명백하다”며 “자신들을 향해 ‘포청천’이 될 공수처에 대해 여당이 더 서두르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수처 입주청사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수처 입주청사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