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직에 선임됐다. 사진은 정의선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직에 선임됐다. 사진은 정의선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0.14

미래 모빌리티 기업 탈바꿈

‘수소 생태계 구현’ 힘 쏟아

재계 총수들과 협력 도모해

취임 보름만에 노조와 만나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재계 2위 기업 수장에 오른 지 한달을 맞는 가운데 전방위적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4일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오른 후 수소경제위원회 참석을 시작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상수 현대차 노조 지부장 등을 만났다.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소통’과 ‘협력’이 뒤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현대차는 소프트뱅크그룹과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로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수소경제위원회에 참가해 수소 생태계 구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 한국판 뉴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일환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에 방문해 정 회장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10대 사업에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선정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에 2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 회장은 재계 총수들과도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과 28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 및 비공개 영결식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과 현대차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선대 회장 시절과 달리 협력 관계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정 회장은 지난 5일 이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정 회장은 인재를 중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디자인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최고창조책임자(CCO)를 신설하고 담당 임원에 지난 3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재영입했다. 정 회장은 취임사에 “임직원의 귀중한 역량이 존중받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제공: 현대자동차)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공영운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송호성 기아차 사장. (제공: 현대자동차)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보름 만에 노조와 만나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 총수로는 19년 만에 성사된 ‘파격행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기차로 인한 신산업 시대에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며 “회장으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 현장 동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풀어야 할 과제들도 남아있다.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지만 잇따른 코나 전기차(코나EV) 화재로 대규모 리콜까지 진행하며 비상이 걸렸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혀지지 않았으며 소비자의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18년 3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추진했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기아차 임금·단체협상 교섭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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