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회사분할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30
LG화학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회사분할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20.10.30

주총서 찬성 82.3%로 통과

12월 1일 에너지솔루션 출범

3Q 전지, 분기 사상 최대실적

초격차 확고히 하기위해 결정

현대 코나 화재 등 과제 남아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LG화학의 전지(배터리) 사업부가 25년 만에 별도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 분할을 통해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 분할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9월 이사회를 통해 밝혔던 회사분할안이 주총에서 최종 통과한 셈이다.

LG화학에 따르면 물적 분할 안건은 참석·전자투표·위임장 제출 등의 방식으로 주총에 출석한 주식 총수의 82.3%가 찬성해 통과 요건인 66.7%를 넘어 가결됐다. 이에 LG화학은 12월 1일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하고 지분 10%를 갖게 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7일 디지털생중계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라는 내용의 LG화학 새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20.5.7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7일 디지털생중계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라는 내용의 LG화학 새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20.5.7

신학철 LG화학 CEO는 이날 주총에서 “전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CEO는 이어 “LG화학이 지난 7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이유는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해 왔기 때문이며, 금번 분사 결정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영속하기 위한 또 다른 걸음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금번 분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LG화학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LG화학은 전지 사업 분할 목적과 관련해 전지 신설법인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고, 산업 특성에 최적화된 효율적 운영 체계를 갖춰 구조적인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많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LG화학 100% 지분의 자회사로 분할하게 되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해 적기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넓혀 확고한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에서 관람객들이 LG화학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에서 관람객들이 LG화학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1

LG화학은 신설법인을 2024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LG화학은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9020억원으로 전년 동기(3487억원) 대비 158.7% 증가했다. 매출은 7조 507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조 8989억원)보다 8.8% 올랐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약 10년(38분기) 만에 분기 최대치를 갱신한 수치다. 직전 최대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8313억원, 최대 매출은 2019년 4분기 7조 451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전지부문은 매출 3조 1439억원, 영업이익 168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 고객사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와 원통형 전지 판매 증가, IT 제품 공급 확대 등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자동차전지 및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 공급 확대로 매출 성장 및 이익 증대가 예상된다.

한편 LG화학은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 화재,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현대차 코나EV 화재와 관련해 LG화학은 현대차에서 발표한 ‘배터리 셀 불량’에 대해 즉각 부인했다. 현재는 원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지만 결과에 따라 배터리 교체 비용 등을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진행 중인 국내외 소송전 역시 결과에 따라 LG화학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사업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배터리 분할 후 배터리 사업 가치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일 오전 대구광역시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 진화 후 전소된 코나 일렉트릭의 모습. (출처: 달성소방서) ⓒ천지일보 2020.10.4
4일 오전 대구광역시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 진화 후 전소된 코나 일렉트릭의 모습. (출처: 달성소방서) ⓒ천지일보 20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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