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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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장점유율 1위

통신사제휴로 가입자 확보

“콘텐츠 제작단가 높였다”
“다양한 콘텐츠 실험 필요”

[천지일보=박수란, 손지하 기자]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넷플릭스는 국내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를 밀어내고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꿰찼다.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4월 닐슨코리아클릭 조사 기준 36%로, 웨이브(20%), 티빙(14%)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이용자 수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번이라도 넷플릭스를 이용한 수는 803만명에 달해 5월(736만명) 대비 사용자가 70만명 급증했다.

지난달 콘텐츠 결제금액 역시 역대 최고 수치를 찍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인의 넷플릭스 카드결제 금액 추정치가 총 462억원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IPTV 사업자인 통신사와 케이블TV 방송사 등 국내 유료방송사들과 손을 잡으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갔다. 이통 3사 중에선 가장 먼저 LG유플러스와 지난 2018년 11월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이후 85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IPTV 사업자 1위인 KT와 지난 8월 제휴하면서 넷플릭스는 국내 유료방송(IPTV+케이블TV) 가입자 중 절반이 넘는 52.85%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한 셈이 됐다. 미디어업계에서는 넷플릭스로 인해 국내 OTT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콘텐츠 생태계마저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6
ⓒ천지일보 2020.10.16

◆독과점되면 시장왜곡 될 수도

이 같은 우려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국내 OTT를 위협하도록 사업 물꼬를 터준 것이 KT와 LG유플러스라며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와 제휴하는 것은 접근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OTT 업체 ‘웨이브’를 보유한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는 “해외 플랫폼과의 제휴는 우리가 충분히 대등한 힘을 가질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경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넷플릭스의 점유율을 보면 아직 독점이라 보긴 이르지만, 너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다 보니 국내 OTT 업체들이 이를 견제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그나마 대항할 수 있는 국내 OTT 업체마저 경쟁력이 약해지고 넷플릭스의 독과점이 발생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유 교수는 “독과점이 발생하면 구글인앱결제 강제처럼 (콘텐츠 제공 시) 수수료를 많이 떼는 등의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콘텐츠제공사업자(CP)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우려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와 국내 OTT 업체는 자본력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커질수록 국내 OTT 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된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국내 OTT가 성장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일례로 콘텐츠에 대한 과열 경쟁으로 콘텐츠 제작 단가가 올라갔는데 이는 어느 정도 넷플릭스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공정경쟁 위한 규제개선 필요”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OTT 정책을 총괄하는 ‘OTT 정책협력팀’을 만들고 국내 OTT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국감장에서 “국내 OTT 간 제휴와 협력을 통해 정부가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부 차원에서 협의체를 꾸려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국내 OTT와 글로벌 사업자 간 공정경쟁을 위한 규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 교수는 “독과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지켜봐야 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다양한 콘텐츠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A급 스타나 작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실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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