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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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수란, 손지하 기자]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국내 방송시장으로 파고들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넷플릭스와 국내 OTT를 서비스 중인 이동통신사 간의 이슈들이 중요 쟁점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가 미치는 영향은 긍정과 부정요인을 모두 안고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고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OTT, 한국시장 진출

OTT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2000년대 중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의 구축으로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시장이 열리게 됐다.

특히 미국의 넷플릭스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세계 190개국에 약 1억 9천만명의 유료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콘텐츠 유통뿐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제작에 참여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독점 방영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했다. 즉 콘텐츠 투자-유료가입자 증가-수익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제작사 등에 투자하며 영화 ‘옥자’, 드라마 ‘킹덤’ ‘인간수업’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면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세계 최대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디즈니의 경우 디즈니플러스(디즈니+)라는 OTT 플랫폼을 출시함에 따라 넷플릭스의 막강한 라이벌로 지목되고 있다. 디즈니는 ‘20세기 폭스’를 인수하는 등 OTT 플랫폼 경쟁의 핵심인 콘텐츠 부문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론칭 9개월만인 지난 8월 초 6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쯤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디즈니와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 허스트의 합작사인 에이앤이네트웍스가 2017년 10월 한국에 진출했으며 글로벌 미디어 그룹인 디스커버리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OTT, 시장 선점 위한 ‘몸집 불리기’

글로벌 OTT 공세에 국내 업체들도 OTT 시장 선점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국내 OTT 시장은 인터넷업체인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LIVE)’, 카카오TV와 함께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사가 손잡은 ‘웨이브’, KT의 ‘시즌’, CJ ENM의 ‘티빙’ 등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9월 SKT의 OTT인 ‘옥수수’와 지상파 ‘푹(POOQ)’이 통합해 ‘웨이브’가 출범한 데 이어 티빙의 경우도 지난 4월 JTBC와 합작법인을 위한 계약을 체결, 조만간 통합 OTT를 선보일 계획이다.

SKT와 지상파 OTT 통합 이후 웨이브의 9월 현재 가입자는 1천만명에 달한다. 다만 이 중 유료 가입자는 사업 전략상 밝히지 않았다. 웨이브는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 ‘앨리스’ ‘거짓말의 거짓말’ 등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며 비교적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브이라이브와 카카오TV는 예능 콘텐츠에 주력하며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류열풍 몰고온 한국 콘텐츠 제작

거대한 자본력을 가진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액만 연간 10조원에 달한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한 작품 당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하며 대규모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제작된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 OTT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범인은 바로 너’라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25개 언어로 번역돼 190개 나라에 공급됐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콘텐츠들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넷플릭스가 매일 공개하는 일간 Top 10에 따르면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더 킹: 영원의 군주’ 등이 일본에서 호평을 받으며 ‘겨울연가’ 이후 한류열풍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북대 유경한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K-콘텐츠의 재발견”이라며 “글로벌 OTT가 국가별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각국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창구역할을 하기 때문에 퀄리티가 보장되는 콘텐츠를 만든다면 승부해볼만 하다”고 전망했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넷플릭스 등이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비 충당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이용의 폭도 넓어졌다. 성균관대 권상희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장르의 다양성,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함께 이용의 편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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