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05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출처: 기장 홈페이지)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05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출처: 기장 홈페이지)

기장 ‘부총회장 배출’ 합동은 ‘안수 불허’

 

지난 28일 기장 온라인 정기총회 개최

대형 개신교단 최초 女부총회장 배출

에장합동은 여성 목사 안수 불허 결정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국내 주요 장로교단의 정기총회가 마무리됐다. 장로교단 중에서는 진보성향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가장 마지막으로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05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예장합동·통합 등과 마찬가지로 기장 역시 전국 22개 지역을 화상으로 연결해 비대면 총회를 진행했다.

이번 기장 정기총회에서는 기장을 이끌 새 총회장으로 충북노회 소속 청주제일교회 이건희 목사가 당선됐다. 부총회장은 익산노회 소속 익산중앙교회 김은경 목사가 선출됐다.

무엇보다 부총회장에 당선된 김은경 목사가 ‘여성’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여성 목회자가 교단 부총회장을 맡는 것은 대형 개신교단에선 처음이다. 김 목사는 전체 642표 중 543표를 얻어 당선됐다. 목사 부총회장이 다음 회기 총회장을 맡는 장로교단 관례대로라면 김 목사는 내년 106회기 기장 총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장총회는 시간 관계상 임원선거만 한 채 마무리됐다. 기장총회는 오는 19일과 20일 대면으로 각부 회의를 열어 제105회 총회 사업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장에서 처음으로 여성 부총회장을 탄생시킨 반면 여성 사역자에게 아예 설교권조차 주지 않기로 결정한 교단도 있다. 바로 예장합동이다. 

지난 21일 열린 105회 정기총회에서 예장합동 신학부 측은 ‘여성 강도권 허락 청원’과 관련해 “여성 사역자의 가르치는 사역에 관하여는 교단 산하 교회가 해 왔듯이 헌법대로 교회 담임목사와 당회 지도를 따르는 게 마땅하다”며 예장합동의 여성 목사 안수 불허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대부분의 한국 개신교단이 여성 안수를 인정해 여성 목사와 장로를 배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 목사를 인정하지 않는 예장합동의 정기총회에는 매년 여성 강도권(설교를 할 수 있는 자격)을 허락해달라는 헌의안이 올라온 바 있다.

특히 지난 104회 총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 여성 강도사 직분을 신설해달라는 요구가 뜨거웠지만 예장합동은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1년간 연구만 연장하고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기총회에서 예장합동 신학부의 입장은 사실상 ‘여성 목사 안수 불허’를 못 박은 것으로 읽혀진다.

예장합동에서 여성에게 목사직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딤전 2장 12절(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가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 등 성경구절 때문이다. 이에 예장합동엔 여성 목사와 장로가 단 한명도 없다. 당연히 총대(총회대의원) 중에서도 여성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 한일장신대 차정식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의 변화에 맞춰 교회도 구태의 외피를 벗고 진보해 가는데 다른 한 구석에서는 여자를 목사로 안수하는 것은 비성경적, 반성경적이라고 금지하며 철옹성 속에 당신들만의 천국을 부르대고 있다”며 “그렇다면 여성을 목사로 세우고 총회장으로 뽑는 교단을 왜 이단 사이비로 정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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