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지일보 2020.9.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지일보 2020.9.7

여당 극성 지지층 입맛에 맞는 의견만

일부 국민들 “정권 호위무사” 비아냥

文대통령 후광에 영향 많이 받아

소신 발언 사라지면 지지율에 악영향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21대 국회의 초선 의원은 전체 의원수의 절반을 약간 넘는 151명이다. 이 중 82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4.15 총선 당시 유권자들은 정치 쇄신을 바라면서 초선 의원들에게 의원 뱃지를 부여했다.

그러나 여당 초선 의원들 중 정치 쇄신에 목소리를 내는 의원은 찾기 쉽지 않다. 오히려 정부‧여당의 극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발언만 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정권 호위무사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초선들이 필요할 때는 당의 방향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거나 국회의 관습을 변경하려는 국민의힘과 정의당 초선 의원들에 비해 존재감을 내뿜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임대차 3법 통과 당시 5분 연설로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의원도 대정부질문 등에서 존재감을 비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초선 의원이 주목받는 건 주로 말 실수나 돌출 발언 때문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의혹 방어에만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역임하고 있는 박성준 의원은 추 장관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지난 16일 논평에서 “추 장관 아들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안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했다”고 주장했고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사과했다.

조국 수호대 출신인 김남국 의원은 “국민의힘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추 의원 의혹 잘 모르고 제기한다”라고 주장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김 의원의 발언에 화가 난 국민의힘이 공개한 병무청 자료를 공개했는데 21대 국회의원 중 군 미필자는 민주당 34명, 국민의힘 12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27

아울러 지난 7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이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부동산 값을 때려잡아야 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폭락하자 8월 13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다주택자를 너무 적으로 규정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한 달 만에 말을 바꾸면서 비판을 받았다. 7월 27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질의 도중 발언을 방해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 중 청년에 속하는 장경태 의원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혁신 라이브’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다른 당 법사위원들이) 개소리를 어떻게 듣고 있지”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 힘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발끈하자, 장 의원은 사과했고 민주당은 해당 영상을 내렸다.

장경태 의원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정책특보 및 청년위원회 기획본부장으로 활동하며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문 대통령과 밀접한 인연이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전광훈 목사와 국민의힘이 서로 연관이 있는 것 마냥 몰아갔고 최재형 감사원장 가족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는 정쟁적 질의 비판을 받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11

문정복 의원은 7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이 간사로 추대한 이헌승 의원에 대해 “서울 강남 집값으로 시세 차익을 거둔 사람을 간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표결로 간사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상임위 간사는 각 당에 일임하는 것이지 상임위의 표결로 정하는 경우는 없는 실정이다. 민주당 소속인 진선미 국토위원장이 “통상적, 관행적으로 간사 선임은 각 당에 맡기게 돼 있다”고 알려주고 나서야 문 의원은 자신의 제안을 철회했다.

이소영 의원은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무위원을 향한 질문을 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가 입법부를 장악했다‘고 주장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판하는데 모든 시간을 소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입법부인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 같은 행동을 취하는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나서서 “대정부 질의에 맞는 적합한 질의를 해주면 좋겠다”고 두 번 주의를 주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들이 4.15 총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라는 후광에 영향을 받아 당선된 인물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낮아지거나 레임덕이 온다면 추후 자신들의 정치 생활에 어려움이 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방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대 국회에서 소신발언을 했던 금태섭‧김해영 전 의원과 박용진‧조응천 의원이 극성 지지자들에게 댓글 테러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소신 발언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극성 지지자들의 비판이 두려워 다른 목소리 내기를 주저한다면 민주당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초선 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만큼 이들이 태도를 바꾸고 국민이 바라는 정치 쇄신과 여야의 협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9.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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