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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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잔액, 역대 최대치

영끌로 내집마련 수요 급증

신용대출, 지난달 4조 증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임대차3법이 시행된 지 한 달, 전세매물이 사라지고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전세자금대출도 급증했다.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 이내)는 지난 7월 31일부터 시행 중이며 전월세신고제는 2021년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환경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오히려 전세매물이 급감하고 전세가격만 상승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부동산 중개 앱 ‘직방’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7월 서울 전세거래는 8827건 발생한 데서 시행 후인 8월엔 5099건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세가격은 급증했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 107㎡의 경우 7월에는 6억 5천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으나 8월엔 8억 9500만원에 계약되며 한 달 만에 2억 4500만원가량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 131㎡도 같은 기간 7억 5천만원에서 9억 8천만원으로 2억 3천만원 올랐다. 성동구 금호동 1가 벽산 전용 114㎡도 약 2억 2천만원 상승했다.

교육여건으로 임차인들의 선호가 높은 대치동에서는 대치아이파크 전용 119㎡가 7월 18억원에서 8월 19억 5천만원으로 1억 5천만원 상승했고 래미안 대치하이스턴 전용 110㎡도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직방은 “단지별로는 소형면적 중심으로 기존 전세매물을 월세전환하면서 7월 거래가격보다 8월 거래가격이 낮은 사례가 관측되기도 했다”면서 “임대차3법 시행에 따른 불안으로 7월 미리 높은 가격에 거래됐고 8월 신규 재계약 등에 따라 낮은 가격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가격이 하락한 곳은 전세매물을 월세로 전환해 거래했기 때문이고 기존 전세매물의 경우 상당수의 전셋값이 1억~2억원 상승한 것이다. 다만 전세시장이 축소되더라도 소멸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꾸준히 증가하면서 16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97조원을 웃돌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자 세입자들의 전세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전세시장 상황이 이렇자, ‘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영끌)’해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8월 한 달 새 4조원이나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4조 2747억원으로, 7월 말보다 4조 755억원 급증했다. 신용대출 금리가 이례적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영끌’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인해 주택·주식시장에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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