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양효선 기자] 6일 오전 예배를 강행하는 A교회를 단속하기 위해 구로구 특별단속팀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회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9.6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6일 오전 예배를 강행하는 A교회를 단속하기 위해 구로구 특별단속팀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회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9.6

“대면예배 안 한다” 신고했던 교회 측 결국 강행

단속반, 매주 100여곳씩 단속… 대치 상황 겪기도

“처음 단속 때는 ‘빨갱이’라는 소리까지도 들었다”

“대면예배 강행하는 교회에 대해선 안타까운 마음”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설득 중에 있지만 설득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교인들은 ‘신앙적 양심’이라고 말하며 예배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데, 저희는 이곳에 오기 앞서 대면예배는 안 된다고 다 고지했습니다. 설득되지 않으면 행정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수도권 교회들을 대상으로 대면 예배 금지 조치가 이뤄진 6일 대면예배를 강행하려는 구로구 소재 A교회에 대한 단속에 나선 이성우 구로구 특별단속 담당팀장이 천지일보 취재팀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A교회는 아파트 상가 건물 지하에 위치한 곳으로 창문도 없이 밀폐된 공간이었다. 그럼에도 교회 측은 대면 예배 강행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은 집합금지 명령으로 대면 예배 특별단속일임에도 신도들은 자연스럽게 교회 문을 열고 지하 예배당으로 내려간다. 교회 문 밖은 적막감이 감도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젊은 청년과 신도들이 교회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

구 단속 담당자는 “현재 A교회 예배에 참석해 교회 안에 있는 분들은 약 15명 정도이며 주로 치매, 암 환자, 학생들, 취약계층”이라며 “이렇게 예배를 강행하면 행정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교회 측에 분명히 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A교회는 경찰에 고발된 상태로 수사 중”이라며 “지금 방역법에 의거해서 고발돼 있고 집합금지를 위반한 상태이기 때문에 경찰에서 수사를 해서 결정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확인 결과, A교회 측은 당초 이날 온라인 예배로 진행하겠다고 서울시와 구청에 알려왔었으나 사실상 이러한 약속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해 결국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위반한 것이었다.

‘행정명령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야 하는 A교회 정문엔 스티커가 없었다. 내부에 들어가려면 스티커를 찢고 들어가야 하는데, 공무원 동행이나 허락 없이는 이 스티커를 훼손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교회 정문의 스티커는 언제부터 제거됐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김진재 구로구 단속담당 주무관은 “저희가 매주 100여곳씩은 단속하고 있다. 단속한 교회 가운데 예배를 강행한 교회는 A교회가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교회 외 다른 교회를 단속하며 겪었던 고충도 털어놨다. 김 주무관은 “처음에는 교회 측에서 ‘왜 왔느냐’고 하며 단속을 거부해 대치되는 상황이 되기도 했고 심지어 ‘빨갱이’라는 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단속에 나서기 앞서 전화로 방역수칙을 설명하고 공문발송을 한다”며 “이후 직접 방문해 계도하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A교회가 예배를 강행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청 단속담당 주무관은 “교회 주변 시민들이 구청으로 계속 민원을 넣고 있다”며 “오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계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배 진행과 동시에 경찰과 함께 현장 예배 증거를 확보한다”며 “이를 통해 교회를 고발하고 법적·행정적 조치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회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신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대면 예배를 강행해온 교회들도 대부분 한걸음 물러서 온라인 예배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일요일인 8월 30일 수도권에서는 금지된 대면 예배를 강행하거나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곳이 적지 않게 나왔다. 정부·지자체의 현장 점검에서 적발된 교회는 서울 40곳, 경기 118곳, 인천 23곳이었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정책 담당자들이 부족한 인력으로 이렇게 주말에도 순번으로 단속 지역 관할 공무원들과 함께 현장 단속을 하고 있다”며 “지금 시민들이 느끼시는 것과 동일하게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면 예배를 진행하더라도 교회에선 방역당국이 제시한 지침을 따라야 한다.

우선 교회 내부에는 온라인 예배 제작에 필요한 20명 이내의 인력만 입장할 수 있다. 교회 예배당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아울러 ▲마스크 상시 착용 ▲음식 섭취 금지 ▲머무르는 시간 최소화 ▲사람간 2m(최소 1m)이상 거리두기 ▲환기 및 소독 ▲손소독 등 손위생 철저 등을 지켜야 한다. 성가대 운영은 하지 않고 특별 찬송을 할 경우 1명이 마스크를 쓰고 독창으로만 가능하다.

앞서 교계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은 2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으므로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들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예배의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전국 교회의 양해와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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