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DB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DB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비대면) 특수를 누렸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 등의 변수가 겹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낸드플래시 제조사 웨스턴 디지털은 올 3분기 매출 예상치(가이던스)를 37억∼39억 달러로 잡았다.이는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44억 달러를 못 미치는 수치다. 미국의 D램 업체 마이크론도 내달∼오는 11월 매출이 당초 회사의 가이던스를 밑돌 것이라고 최근 진행한 투자 설명회(콘퍼런스)에서 밝힌 바 있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발표한 7월 매출은 전월 대비 12.3% 하락했다. 미국 제재로 인한 중국 화웨이 물량 감소 영향까지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만의 D램 공급사인 난야테크의 지난달 매출 역시 같은 기간 7.8%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은 올해 상반기 서버용 D램 주문이 증가하는 등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서버 업체들의 선주문으로 재고가 쌓이고 하반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하반기에는 서버 업체의 구매 속도가 줄면서 D램이 공급 과잉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도 변수다.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노트20’ 시리즈를 출시했고 애플도 신형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초기처럼 유통 매장이나 공장이 폐쇄(셧다운)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재현될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급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클라우드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서버와 함께 D램의 양대 수요처인 모바일(스마트폰) 수요가 저조하면 전체 반도체 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도 시장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다. 미국은 최근 중국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하며 규제 대상을 전체 반도체로 확대했다.

제재 대상에 메모리 반도체가 포함될 경우 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대 고객 중 한 곳인 화웨이에 대한 납품이 어려워지면 단기적 충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D램 수요 감소는 다른 (반도체) 제품의 가격 하락에도 동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전날(23일)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수출 주력 업종의 매출액이 올 하반기 감소세로 돌아서며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 전년 대비 0.3% 증가로 선방한 상반기 매출실적도 반도체 업종 제외 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 착시’를 빼면 상·하반기 매출실적과 전망 모두가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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