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일본 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상 충격… GDP 사상 최악수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물가 변동을 제외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이 전 분기와 비교해 7.8% 줄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추세가 1년간 지속하는 것으로 산출할 때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7.8%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7.8%)보다 더 나쁜 실적으로, 관련 통계를 역산할 수 있는 1955년 이후 최대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와 오사카 등 확진자가 많이 나오던 7개 광역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차 긴급사태를 선포한 뒤 전국으로 확대했다가 5월 25일 모두 해제한 바 있다.

일본의 2분기 경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외출과 여행 등 대외활동을 억제하는 긴급사태 발효 기간과 겹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역별로는 GDP 기여도가 가장 큰 개인소비는 올 2분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 자제 등의 여파로 전분기와 비교해 8.2% 급감했다.

긴급사태 발효에 따른 외출과 영업 자숙의 영향으로 여행이나 외식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소비가 줄었다. 또 기업 설비 투자는 1.5% 감소하며 2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수출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8.5% 격감했고, 수입은 원유 수요 둔화로 0.5% 줄었다. 주택 투자는 0.2% 줄면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공공투자는 1.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고는 있지만 긴급사태로 대응하지 않는 올 3분기(7~9월)에는 성장세를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법원이 일제강제징용 기업인 ‘일본 제철’에 자산 압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자산매각 절차가 임박한 가운데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한국으로의 수출영향도 적지 않게 받을 것으로 보여 일본경제에는 먹구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