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바다의 날'로 휴일을 맞은 지난 23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의 해변에서 사람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일본이 '바다의 날'로 휴일을 맞은 지난 23일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의 해변에서 사람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휴가철이 되면서 해변을 비롯한 휴가지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40개국에서 신규 환자 폭증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자체 집계에 따르면 세계 각 지역에서 지난주보다 약 2배가 많은 거의 40개국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4일 25일 이틀 연속 하루 28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히는 등 매일 전 세계가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매일 폭증세를 보여 세계 언론에 헤드라인을 장악해온 미국, 브라질, 인도뿐 아니라 호주, 일본, 홍콩, 볼리비아, 수단, 에티오피아, 불가리아, 벨기에, 우즈베키스탄, 이스라엘 등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나라들, 특히 일찍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했던 나라들은 첫 번째 정점을 찍은 다음 한 달 이상 지난 후 두 번째 코로나19 파도를 경험하고 있다.

각국 코로나19 공식 집계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고 보고한 나라들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주 전에는 최소 7개국이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보고했으며, 2주 전에는 13개국, 지난주에는 최소 20개국, 이번 주는 37개국으로 늘었다.

이 집계 결과는 각 나라 정부에서 보고 하는 것으로, 보건 전문가들은 특히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국가들에서 발병 건수와 사망 건수 모두 과소 보고했다고 확신한다.

보통 코로나19 확진자가 2주 정도 급증한 후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미국은 이번 주 누적 환자가 400만명을 넘어섰으며, 4일 연속 사망자 1천여명대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 역시 누적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26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05만 223명에 달한다. 이 중 64만 5184명이 사망했다.

◆‘노마스크’ 휴양… 조치 강화

신규 확진자 수 증가는 여름 휴가철에 대외 활동이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휴가철이 끝나면 해외에서 감염된 시민이 더 늘어나 2차 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인 독일에서도 휴가철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신규 확진자 수는 815명으로, 지난 6월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평일 300~500명대 수준을 유지해온 것과 비교해 상당히 증가했다.

이는 최근 스페인의 대표적인 섬 휴양지로 독일인이 많이 찾는 마요르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지 않은 채 파티를 즐기고 있는 많은 관광객의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후 나타난 상황이다.

독일 당국은 휴가철 여행에 따른 감염증가 우려가 커지자 전날 코로나19 위험국에서 귀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니스에 있는 해변에 피서객들이 몰려들어 해변을 즐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주부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8336명이고 사망자 수는 3만172명으로 집계됐다. (출처: 뉴시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지난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니스에 있는 해변에 피서객들이 몰려들어 해변을 즐기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주부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8336명이고 사망자 수는 3만172명으로 집계됐다. (출처: 뉴시스)

최근 스페인 해변에 유럽 각지에서 온 피서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스페인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각국은 독일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이날 스페인에서 귀국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2주간 의무격리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스페인 본토로의 비필수적 여행 자제도 권고했다. 노르웨이도 전날 스페인 방문자를 대상으로 10일간 의무격리를 재도입했으며, 프랑스는 재확산 거점인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 대해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이탈리아 남부의 유명 휴양지인 카르피섬은 관광객이 몰려들자 ‘마스크 의무 착용’이라는 긴급 방역 대책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카프리섬 행정당국은 주말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최근 본토 이탈리아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안전거리 유지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日, 환자 늘어도 관광 지원

일본에서는 국내 관광 지원 사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이 시작된 후부터 하루 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경제 촉진을 위해 추가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조 3500억엔(약 15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국내 여행 비용의 50% 상당(1박 기준 1회에 최대 2만엔)을 보조하는 내용이 골자다. 고투 트래블이 시작한 22일 하루 동안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795명 늘어 올해 4월 11일 세운 최다기록(720명)을 경신했으며 일본의 확진자는 최근 1주일 사이에 4천명 넘게 늘었다.

앞서 감염 확산이 가장 빨랐던 4월 초·중순에는 1주일에 3천명대 수준으로 확진자가 늘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방역 대책은 오히려 약해졌다.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며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며 고투 트래블을 강행하고 있다. 경제 상황 악화로 불만이 고조할 것을 우려해 감염이 다소 확산하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경기 부양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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