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개종 피해 당사자‧가족 호소문-26] “친정‧시댁에 성심 다했어도 개종목사 말 듣고 이단이라며 강제개종”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종교계의 기득권을 쥐고 있는 교단이 특정 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면 곧바로 대상이 된 교회는 차별과 혐오‧증오의 대상이 된다. 또 이 교회에 출석하는 신도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고, 가족임에도 곧장 이단 프레임의 희생양이 된다. 피해자들은 이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알려지기 전 분명히 가정에 충실하고 본분을 다했어도, 이 교회에 다닌다는 것이 주변에 알려지는 순간 그간 성실을 다했던 마음은 거짓으로 낙인이 찍힌다. 가족 간 대화가 단절되는 것은 수순이다. 피해자들은 가족들의 이 같은 돌변의 배경에는 개종목사 및 개종상담사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강미래(가명, 강원도 원주시, 주부)씨도 이 때문에 씻지 못할 상처를 입게 됐다. 다음은 강씨의 호소문 전문이다.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당히 누리고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그 사실을 알리고자 합니다.

저는 한 가정의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하나님과 예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말씀을 생명처럼 지키며 살며, 하나님의 사랑을 베풀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신앙하던 저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강제개종 프로그램입니다. 헌법에 명시돼 있는 종교의 자유가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을 저는 경험하였습니다.

제가 강제개종 프로그램에 끌려간 것은 제가 법적으로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닌, 한기총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곳에서 신앙을 하기 때문이란 이유였습니다.

이것이 종교의 자유,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돼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기총에서는 그들의 교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 교단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며, 그들의 마음에 맞는 목사들을 주축으로 이단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그 소속 목사들은 개종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가정의 불화를 조성하고 두려움을 주어 화목했던 우리 가족을 수렁으로 빠뜨렸습니다.

제가 한기총에서 말하는 이단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개종 상담사(개종 목사)는 남편에게 접근했고, 교회 목사인 큰 형부와 친정 부모님과 시댁 부모님을 끌어들여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몇 개월이 걸릴 것을 계획하고 저를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받게 하기 위해 납치‧감금했습니다.

2013년 5월 사건 전날 남편은 시아버님이 여행을 가시니 시댁에서 가서 홀로 계신 시어머니와 자고 오라고 하여 아이와 함께 시댁에 가게 됐습니다.

아버님이 바로 여행가실 줄 알았는데 농사일을 다른 날과 달리 늦은 시간까지 하시고 자정이 넘어 외출하셨다가 새벽에 들어오셔서 제 휴대폰을 숨기셨고 후에 친정 가족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제게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받지 않으면 이혼하라시며 아이도 안 보여 주겠다고 개종 프로그램을 받으라고 강요했습니다.

제가 남편을 만나 대화하겠다고 하니 차에 태워 남편의 회사로 데려갔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시아버지와 친정 식구들은 저를 속이고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받게 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농사일도 미리 마무리를 해놓으셨고, 친정 식구들이 직장에 휴가도 냈다는 대화를 듣게 됐으며,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강제개종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감지하게 됐습니다.

남편을 만났지만 남편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놀라는 척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개종 프로그램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 갑자기 저를 발로 짓밟으며 차 안으로 억지로 집어넣었고,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4살 된 아들은 엄마를 부르며 계속 울어 너무나 기가 막히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큰 형부가 운전을 했고, 제가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저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편은 있는 힘을 다해 제 몸을 억누르고 억압하는 과정에서 온 몸이 멍투성이가 됐습니다.

두세 시간 흘러 경기도 의정부 구리에 있는 강제개종 장소 지하주차장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단상담소에 안 가려고 벗어나고자 있는 힘을 다해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그러자 시부모님과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저를 버려둔 채 가버렸고, 남아 있던 친정 식구들은 제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저를 못 움직이게 양팔을 붙잡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과 협박을 하며 개종 프로그램을 받기를 강요했습니다.

저는 이 개종 프로그램에 끌려가기 전에 그 누구보다도 시댁에 자주 가고 모든 행사를 함께했으며 여행도 자주 다니는 이쁨 받는 며느리였습니다. 친정에서 또한 부모님께 효도하고 경제적으로도 많은 도움도 드리는 든든한 셋째딸이었고, 남편과 언성 한 번도 높이지 않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개종 목사)가 개입된 후 시부모님께서 한기총에서 규정한 이단에 다닌다는 이유로 제 아들을 못 보게 하고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저는 그 평화롭던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고 아들도 너무 보고 싶습니다.

폭력과 폭언 속에서도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만 제가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도 개종 상담사(개종 목사)들이 시댁 식구들과 친정 식구들에게 저에 대한 허위사실을 만들어서 가족과 회복될 수 없도록 수시로 연락하고 있어서 제가 돌아가게 된다면 개종 프로그램 장소로 데리고 오도록 지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와 생이별하는 아픔으로 잠도 못 이루고 있으며 또다시 강제개종 프로그램에 끌려가는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한기총에서 이단이라고 규정한 곳에 다닌다는 이유로 개종 목사의 지시에 따라 감금‧납치해 신체의 억압과 폭행과 폭언으로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개종상담사는 가족들을 방패막이 삼아 불법 행위임에도 법망을 유유히 피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종상담사가 거짓된 말로 가족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 가족들에게 돈을 받고 지시를 해 가정을 파탄냈음에도 적반하장으로 이단으로 규정한 교회에서 가정파탄을 일으키고 있다고 매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강제개종 프로그램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더이상은 강제개종 프로그램으로 인해 가족과 생이별하며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불법으로 행해지는 강제개종 프로그램이 근절돼야 함을 간절히 호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