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실물지표는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가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 따르면 우리경제는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고 내수 관련 지표의 개선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수출 및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실물지표 개선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주요국 간 갈등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폭이 축소됨에 따라 실물경제 하방위험이 다소 완화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정부가 낙관론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다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월 ‘경제회복 흐름 제약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3월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4월엔 ‘어려움이 확대되는 모습’, 5월엔 ‘실물경제 하방위험 확대’ 등 매달 경고음을 낸 바 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만명을 넘는 등 글로벌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지난달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주요지표를 보면 5월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건설투자는 감소했다. 생산은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2.3% 증가했으나 광공업 생산이 6.7% 감소하며 전산업 생산은 1.2%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5.9%, 4.3% 하락했다.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9% 감소한 392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5월 기준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4.6%, 전년보다 1.7% 증가하는 등 수치상으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1.8로 전월 대비 4.2포인트 상승했고 제조업 BSI(기업경기실사지수)도 2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5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했으며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포인트 하락했다.
6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5만 2천명이 감소했다. 5월 취업자 수(-39.2만명)보다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실업률은 4.3%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고 축산물 가격이 상승하며 전년 동월 대비 0.0% 보합세를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경제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가는 상승하고 환율 하락, 국고채 금리는 상승했다. 주택시장은 6월중 매매가격 상승폭이 0.14%→0.41%, 전세가격은 0.09%→0.26%로 모두 확대됐다.